한은, 2013년도 기업경영분석
지난해 전체매출 0.7% 증가
빅2 빼면 1418조…0.28% 하락
영업이익 1.9조 줄어 74.3조원
빅2는 매출·이익 모두 증가
지난해 전체매출 0.7% 증가
빅2 빼면 1418조…0.28% 하락
영업이익 1.9조 줄어 74.3조원
빅2는 매출·이익 모두 증가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란 ‘두 거인’을 빼고 나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한 채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 거대기업이 전체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커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도(개별회계 기준) ‘기업경영분석’(속보치)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상장사 1541개와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비상장사 169개의 매출액은 전년도에 견줘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료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낮았던 때는 각각 카드사태와 세계금융위기가 터졌던 2003년(-0.4%)과 2009년(-0.1%)뿐이다. 분석 대상 기업들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매출의 약 4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기업의 대표적 성장지표라 할 수 있는 매출액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빼면, 상장사 및 주요 비상장사들은 거꾸로(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액을 빼면, 상장사와 주요 비상장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1418조원으로 전년도 1422조원보다 0.28% 감소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매출 하락엔 수량과 가격 요인이 있다. 수량 요인은 알 수 없으나, 가격은 생산자 및 수입 물가가 떨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 저성장의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이 줄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떨어진데다, 내수 또한 지지부진하면서 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도에 견줘 4.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빼면 3.4%로 줄어든다. 영업이익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 74.3조원으로 전년도의 76.2조원에서 1.9조원이 줄었다. 특히나 두 기업을 제외하면, 지난해 48.8조원으로 전년도의 53.4조원에서 4.6조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을 뺐을 때 영업이익의 감소폭이 더 커지는 이유는 두 기업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29.9%(22.8조원)에서 지난해 34.2%(25.5조원)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5%(184.4조원)에서 12.4%(200.1조원)로 증가했다.
개별회계가 아닌 자회사 등을 포함한 연결회계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삼성전자는 36.8조원, 현대차는 8.3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상장사와 주요 비상장사들이 지난해 성장은 못했으나, 부채 의존도를 낮추며 안정성은 높였다. 부채비율(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누기)은 지난해 95.1%로 전년도의 97.9%에서 축소됐다. 2009년 부채비율은 100.8%였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부채비율이 71.3%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제 환경에서 꾸준히 부채를 줄여온 탓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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