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시민들이 이 회장 입원 소식을 알리는 뉴스를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남동 삼성가 긴박했던 10일밤
10시50분께 호흡 곤란 증세…56분께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심폐소생술로 위기 넘겨…자정 지나 삼성병원으로 옮겨
새벽 1시께 심장혈관 확장 시술…저체온 치료로 ‘수면상태’
10시50분께 호흡 곤란 증세…56분께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심폐소생술로 위기 넘겨…자정 지나 삼성병원으로 옮겨
새벽 1시께 심장혈관 확장 시술…저체온 치료로 ‘수면상태’
10일 밤 10시56분께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 들머리로 ‘삼성 에스원’이라고 적힌 차량과 승용차 등 10여대가 들이닥쳤다. 응급실 바로 앞으로 들어선 에스원 마크가 찍힌 구급차에서 환자 한 명이 들것에 실려 나왔다. 현장을 지켜본 한 병원 직원은 “차에서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내려 매우 혼잡했다. 나중에야 응급환자가 이건희 회장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이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던 건 이날 밤 10시50분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동 자택에서 위급 상황이 닥쳤고 곧바로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평소 삼성서울병원에서 주로 진료를 받아온 이 회장이 자택 근처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 온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음을 보여준다.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 도착 직후 이 회장은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응급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이 병원 흉부외과 장원호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내렸다. 의료진은 7~8분간 수십차례 거듭 흉부 압박과 인공호흡을 실시했고, 위기를 넘겼다. 이 병원 관계자는 “몇분만 늦었어도 매우 위험한 상황을 맞을 뻔했다”고 전했다.
자정을 넘긴 11일 0시15분께 이 회장은 응급조처로 심장 기능을 회복하고 순천향대학병원을 떠나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삼성서울병원 이송 당시 이 회장은 기도 확보를 위해 기관지 삽관을 한 상태였다. 삼성서울병원에선 새벽 1시께부터 심장 시술을 받았고 새벽 2시7분 마쳤다.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이었다. 심근경색 환자의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가 시행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회장이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고 안정된 상태로 회복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회장의 초기 응급치료가 잘됐고 시술이 성공적이어서 뇌 손상 및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본다. 심장 기능이 크게 호전돼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쪽은 이 회장이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상태이며, 에크모(ECMO: 환자의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체외막산소화 장치)도 곧 제거할 예정이라고 했다.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2~3년간 이 회장의 건강이상설이 퍼져왔다. 폐암 수술을 받은 바 있는 이 회장은 해마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지역으로 옮겨 요양을 해왔다.
이 회장은 현재 저체온 치료에 따른 ‘깊은 수면 상태’다. 저체온 치료는 혈류 공급이 재개되면서 생긴 활성화 산소 등 해로운 물질의 생성·운반을 체온을 낮춰 줄이는 치료법이다.
이날 삼성서울병원은 하루 종일 긴장감에 휩싸였다. 삼성서울병원에선 본관 지하 1층 강당에 임시 기자실을 차렸다. 기자들은 강당 2개, 모두 80석 규모의 좌석을 꽉 채우고 1층 로비에도 북적거렸다.
11일 오후 현재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이 병원에 머물고 있다고 삼성서울병원 쪽은 밝혔다. 외국에서 이날 급히 귀국해 병원에 들렀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업무차 회사로 돌아갔다고 삼성 쪽은 설명했다.
김진철 송호균 김효진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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