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생활권 전체조감도
세종시 ‘2-2 생활권’ 도시계획
‘공동체 통합성’ 필수 설계 공모
단지별 단절·고립된 생활 허물고
주민들 모이는 거리 되살려
‘공동체 통합성’ 필수 설계 공모
단지별 단절·고립된 생활 허물고
주민들 모이는 거리 되살려
담장으로 단절되지 않는 ‘공동체형’ 아파트 단지가 나온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오는 3분기께 분양하는 세종시 새롬동 ‘2-2 생활권’에 아파트 단지의 담장을 없애고, 단지들을 연결하는 중심거리와 산책로를 만들며, 공동체(커뮤니티) 시설을 주민 전체가 사용하게 하는 등 혁신적인 도시계획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6개 광역생활권과 23개 기초생활권으로 이뤄져 있다. 2-2 생활권은 23개 기초생활권 가운데 하나다.
14일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오는 3분기께 분양할 2-2 생활권의 11개 일반 단지에 대해 ‘공동체 통합성’을 필수 조건으로 설계를 공모하고 우수한 설계를 제시한 시행사에 토지를 매각했다. 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2개 임대 단지와 1개 주상복합에도 모두 이런 개념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11개 단지의 사업은 오는 21일 건축위원회 2차 심의를 거쳐 6월 중 사업 계획을 승인받은 뒤, 7~9월 분양될 예정이다. 행정도시청의 성시근 사무관은 “기존의 다른 생활권에선 토주공이 시행사에 땅을 매각하면 단지별로 완전히 단절·고립돼 아이들의 놀이터 하나도 함께 사용할 수 없었다”고 이번 사업 방식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2-2 생활권의 14개 일반·임대·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는 공동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몇 가지 특별한 장치가 포함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사이에 쌓는 담장을 모두 없애고 14개 단지를 연결하는 중심거리를 조성한다는 점이다. 담장을 없애는 것은 세종시의 전체 아파트에 적용하는 것이지만, 아파트 지구에 중심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물론 세종시에서도 혁신적인 방식이다. 통상 담장이 들어서는 단지 사이에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14개 개별 단지들을 통합하려는 시도다.
이 중심거리 주변에는 상가와 공동체 시설이 집중적으로 들어선다. 주요 공동체 시설은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놀이터, 경로당, 체육시설, 복지시설, 주민시설(마을카페, 마을도서관, 마을공방), 종교시설 등이다. 사실 이렇게 상가와 공동체 시설이 들어선 지역 중심거리는 30~40년 전엔 어느 도시, 어느 동네에나 있었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주택가가 아파트 단지로 대체되면서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2-2 생활권의 또다른 공동체 통합 장치는 14개 단지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점이다. 중심거리가 주로 단지 사이에 놓인다면 이 산책로는 주로 단지의 중심을 관통함으로써 각 단지 주민들이 아무런 장애물 없이 주변 단지들을 다닐 수 있게 만든다. 이는 주민들이 한 단지에 고립되지 않고, 14개 단지 전체를 자신의 생활 공간으로 생각하게 만들려는 장치다.
11개 일반 단지 사업을 위해 사전에 설계를 공모한 것도 기존 사업 방식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 기존엔 토주공이 추첨으로 주택지를 시행사에 매각함으로써 설계의 품질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2-2 생활권에서는 먼저 설계가 공모전에서 선정돼야 주택지를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행사들이 우수한 설계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아파트의 담장을 허물고 거리를 살리려는 시도는 의미가 매우 크다. 다만 이런 시도가 세종시나 은평 뉴타운, 판교 신도시 등 일부 기념비적인 정부 사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쉽다. 전국의 아파트 단지에서 담장을 허물고 공동체를 회복하려면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시의 2-2 생활권엔 2017년까지 148만9097㎡(45만여평)의 터에 일반 아파트 11개 단지 7490가구, 임대 아파트 2개 단지 2074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484가구 등 모두 14개 단지 1만48가구가 들어선다. 계획인구는 2만4340명이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