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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고차 날다

등록 2014-05-22 19:22수정 2014-05-23 10:13

지난해 신차 2배 337만대 팔려
‘연간 32조원 시장’ 4년째 성장세
“앞으로 성장 여력 충분” 관측
렌터카 업체등 대기업들 ‘눈독’
외국 업체들도 국내 진출 채비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중고차’를 써넣으면 줄줄이 연관검색어가 뜬다. ‘시세’, ‘매매사이트’, ‘직거래사이트’ 등이다. 중고차를 사려는 이들은 이제 서울 장안평이나 가양동 등 매매단지를 일일이 돌아다니지 않는다. 인터넷 검색부터 한다. 온라인에서 중고차 매물의 시세와 특징 등을 살펴보고 나서 매장을 방문하는 이들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레몬마켓’이라 불리는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광경이다. 조지 애컬로프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분석한 ‘레몬이론’으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파는 사람은 중고차의 결함을 잘 알고 있지만 사는 사람은 정보가 부족해 비싸게 속아사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런 정보 비대칭성이 인터넷의 발달로 점차 완화하면서 중고차 시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정보 불균형의 완화와 더불어, 품질개선으로 자동차 내구성이 강화되고 경기침체로 저렴한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덕분에 국내 중고차 시장도 활기를 띄어간다. 22일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337만여대로 155만여대가 팔린 신차 시장의 2.2배다. 중고차 평균 판매단가가 900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32조원 규모다. 2009년만 해도 중고차 거래량은 196만여대로 신차 145만여대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10년 이후 4년 연속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자료사진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자료사진
중고차 관련 기업들의 성장도 가파르다. 차량 직매 및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에스케이(SK)엔카는 지난 3년 사이 매출이 26.8% 늘었고, 중고차 경매장 3곳을 운영 중인 현대글로비스는 같은 기간 매출이 28.3% 늘었다.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케이티비(KTB)투자증권의 최종경 연구위원은 “이미 신차 대비 3~4배 규모로 성장한 유럽·미국 등 선진 중고차 시장 사례에 비춰 한국 중고차 시장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시장 규모가 크지만 중고차 시장의 산업화는 아직 더딘 탓이다. 우리나라는 경매장을 통한 중고차 거래 비중이 3%에 그치지만, 일본은 60%, 미국은 25%에 이른다.

무엇보다 수입차 판매의 급격한 증가세, 자동차 사용연수 단축 등은 중고차 시장활성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비중은 지난해 10%를 넘어섰는데, 수입차는 보통 무상보증·수리 기한인 3년에 맞춰 비싼 수리비 등을 감안해 중고차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수입차 외에도 자동차 사용연수는 줄고 있다. 지난해 에스케이엔카 집계를 보면, 자동차 사용연수는 3~5년이 28.3%로 가장 많았다. 5년 이하 사용연수 비율은 42.8%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현대글로비스, 에스케이엔카 등이 경매사업에 진출했고, 최근 케이티(KT)렌탈이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을 열며 뛰어들었다. 렌터카 업체들이 중고차 사업에 관심이 큰 것은, 장기 렌트 계약이 만료된 차량을 중고차로 팔 수 있어 물량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렌터카 시장은 2005년 10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37만대로 성장하고 있어 중고차 물량 증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에이제이(AJ)렌터카의 경우 지난해 중고차 매입 자회사 에이제이셀카를 설립하고 대우자동차판매로부터 서울자동차경매장을 인수하는 등 중고차 사업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에스케이엔카도 자체 경매장과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차 광고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기업들도 가세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마스쿠스는 53개국에 진출한 중고차 전문회사인데,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일본 대형 중고차 업체인 카치스홀딩스도 엔화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 들어올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중고차 사업을 벌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베엠베(BMW)에 이어 폭스바겐·아우디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공식인증 중고차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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