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혼수 상태에서 회복”

5월11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시민들이 이 회장 입원 소식을 알리는 뉴스를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이승엽 홈런!” TV 중계 소리에 눈 번쩍 떴다 감아
삼성병원 “이런 상태면 인지 기능 회복도 희망적”

지난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해 심폐소생술과 심혈관 확장시술(스텐트)을 받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혼수상태에서 회복되었다고 삼성서울병원이 25일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19일 일반 병실로 옮긴 이 회장의 의식은 혼수상태에서 회복되었으며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날로 호전되고 있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병원 쪽은 “이런 신경학적 호전 소견으로 보아 향후 인지 기능의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심장 및 폐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은 완벽하게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10일 밤 자택에서 심근경색을 일으켜 근처에 있는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에서 11일 오전 2시께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받았다. 이어 13일 오후 2시께까지 약 60시간에 걸쳐 저체온 치료를 받았으며, 그 뒤 진정치료를 받아왔다.

이 회장은 병실에서 눈을 뜨는 등 각종 자극에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회장을 문병간 이재용 부회장 등 온 가족이 병실에서 텔레비전으로 삼성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이 회장이 ‘이승엽 홈런!’이라는 중계 캐스터의 말에 눈을 크게 번쩍 떴다가 감았다고 삼성 구단 쪽은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평소 야구단과 이승엽 선수를 많이 아꼈는데 무의식중에 반응을 보이신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이 측근을 통해 선수단에 고맙고 감사하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이런 얘기를 들으니 굉장히 행복하다.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눈을 뜬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식 회복의 첫 단계로 볼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인지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진철 김양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