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된 지 5년밖에 안 된 5만원권이 유통되는 화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4월 말 기준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43조8510억원으로 전체 유통화폐 잔액의 65.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6월23일 유통이 시작된 5만원권의 수요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유통화폐 발행잔액 기준으로 5만원권의 비중은 2009년 첫해 26.5%를 기록한 뒤 지난해말 64.2%까지 늘었다.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장수로는 8억7702만장으로, 1인당 평균 17.8장 가량 보급돼 있는 셈이다.
대신 사용할 때 이름과 연락처 등을 기재해야 하는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유통량이 급감했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2009년 발행잔액이 20조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그 규모가 4분의 1수준으로 확 줄었다.
5만원권의 유통량 급증은 애초 도입 취지였던 은행권의 제조 및 유통 비용 절감, 국민의 화폐사용 편의 제고 등의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5만원권의 환수율이 전년도 61.7%에서 지난해 48.6%로 다시 낮아지는 현상 등을 놓고, ‘지하경제’의 5만원권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환수율은 공식 통계가 아니다.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한은이 아닌 시중 어딘가에 있다는 것으로 그에 대한 해석은 쉽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