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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싱공 후예들 ‘패션 한상’ 도약 박차

등록 2005-09-13 18:49수정 2005-09-13 20:07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세계한상대회에서 동포 기업인들이 각 기업홍보관에서 일대일 비즈니스 만남을 갖고 있다. 고양/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세계한상대회에서 동포 기업인들이 각 기업홍보관에서 일대일 비즈니스 만남을 갖고 있다. 고양/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브라질·미국등 이민 1.5세대들 봉제기술 밑천 의류상권 장악 중국도전 맞설 ‘네트워크’ 꿈꿔

제4차 세계한상대회 개막

“한국 ‘미싱공’의 힘으로 세계를 주름잡는 ‘한상 패션 네트워크’ 시대를 열어라!”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세계한상대회’엔 10~20대에 고단한 이민길을 떠나서 사업가로 거듭난 ‘한상(한국상인)’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1970년대~80년대에 부모와 함께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났던 1.5세대들이 대부분이다. 올 한상대회의 주요 주제는 ‘한상섬유벨트’의 출범이다. 미싱 몇대로 삶의 터전을 일궜던 이민자들이 저력을 모아 ‘패션 한상 네트워크’를 형성하자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들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섬유·봉제업으로 일어섰지만, 현재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저가공세에 직면해 있다.

“1970~80년대에 ‘아메리칸 드림’을 품은 많은 이들이 중남미로 떠났습니다. 브라질 이민사회는 미국에 좀더 쉽게 들어가려던 한인들이 만들어낸 거죠.” 이도찬(44) 브라질 상공회의소 부회장도 스물네살에 브라질 상파울루에 발을 들여놨다. 그 역시 처음엔 미국에 가려고 부모, 두 형제와 함께 브라질로 갔지만, 지금은 ‘브릭스’(브라질·인도·중국·러시아 등 4개국)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이다. 41년 이민 역사를 거쳐 5만여명의 브라질 한인들은 현재 70% 정도가 의류산업에 종사한다. 이들은 우리의 동대문·남대문 시장격인 봉헤찌로와 브라스의 의류상권을 장악하고 브라질 여성복 시장의 30~35%를 공급하고 있다.

“브라질 의류산업이 워낙 낙후돼서 처음엔 머리·팔 들어가는 구멍 세개만 뚫어도 옷이 된다고 할 정도였어요. 이민 온 직후 일주일 동안 미싱기술을 배워 바로 현업에 뛰어들었으니까요. 가족 5명이 미싱 6대를 놓고 하청업을 하다가, 이젠 미싱 100여대를 부리며 의류 판매·제조업체를 운영 중입니다.” 이들은 면의류만 넘치는 브라질 시장에 화학섬유 원단을 한국에서 발빠르게 수입했다. 상파울루의 미싱공이었던 이들은 이제 ‘브랜드’ 가치에 눈을 뜨고 ‘패션상인’으로 한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씨는 “원단·부자재 수입처는 중국으로 많이 넘어갔지만 밀리오레나 두타에 패션샘플을 구하러 오는 브라질 한인들이 꽤 있다”면서 “한국 정부도 ‘한상’의 가치를 깨닫고 좀더 지원책을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도 패션 ‘한상’의 꿈을 겨냥하는 이들이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유일한 의류 재래시장 ‘자바’의 한인 의류상인들이 주인공들이다. 900여 회원사를 가진 자바시장의 최대호(49) 한인의류협회 회장은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상파울루에서 의류업을 하던 한인들이 미국으로 들어와 만들어 낸 게 자바시장입니다. 원래는 아랍·유대인들이 경영하던 걸 결국 한인들이 주도하게 됐지요.” 아르헨티나에서도 ‘아베쟈네다’나 ‘온세’ 같은 의류 재래시장을 한인들이 최대 60% 정도 장악하며 패션 ‘한상’의 꿈을 키우고 있다.

“중국이 이젠 기술과 디자인도 따라잡고 있습니다. 타고난 근면과 산업화 시대 초기 봉제기술로 승부했던 한인들도 변화해야 할 때지요. 우리도 ‘브랜드’도 키우고 무역으로 영역확장도 필요합니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곳곳에서 모여든 ‘한상’들이 서로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패션 ‘한상 네트워크’를 한땀 한땀 수놓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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