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스마트폰의 진화 이젠 청각 경쟁?

등록 2014-06-10 19:31수정 2014-06-10 21:51

터치스크린 ‘촉각’, 디스플레이 화면 ‘시각’ 이어

박태환 헤드폰으로 유명한 ‘비츠’
애플, 30억달러 들여 인수
새로운 음악적 경험 기대 일어

삼성, 프리미엄 오디오 기기 출시
“스마트 기기와 최상의 궁합 제공”
엘지도 사운드 품질에 공들여
하만카돈과 G3 헤드셋 공동개발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용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터치스크린이었다. 제조사들마다 부드럽고 빠르고 정확한 터치감을 내세웠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평준화되면서 터치감을 통한 차별화는 금세 한계에 부딪혔다.

이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과 동영상 시청이 보편화되며 화질 경쟁에 불이 붙었다. HD, 풀HD를 거쳐 현재 QHD(해상도 2560×1440. HD보다 4배 선명한 화질)까지 왔다. 최근 출시된 엘지(LG)전자 G3가 글로벌 시장 최초로 QHD 화면을 채택했고, 삼성전자도 이달 안에 QHD 화면을 채택한 갤럭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 가을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6 역시 QHD 화면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QHD는 스마트폰 화질 경쟁의 종착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5인치 안팎의 작은 화면에서 더이상 해상도를 높여봤자 사람의 눈으로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촉각(터치스크린)과 시각(디스플레이)의 진화가 한계에 도달한 이후 스마트폰은 사용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될까? 주요 업체들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청각(오디오)이 스마트폰의 다음 진화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청각 전쟁’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회사는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달 28일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달러(약3조63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애플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계약이다. 2008년 유명 힙합 가수 닥터 드레(Dr. Dre)와 음반 제작자 지미 아이오빈이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 헤드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박태환 선수가 경기 전 이 회사 제품을 쓰고 나와 우리나라에서는 ‘박태환 헤드폰’으로 많이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인 ‘비츠 뮤직’도 운영한다.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음악은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애플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만 말했다. 일부 외신들은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의 ‘아이튠스’가 정체되고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미뤄 비츠 뮤직을 애플의 주요 인수 목적으로 본다. 하지만 애플도 지난해 아이튠스 라디오를 출시하며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 마당에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지도 않은 비츠 뮤직을 거액을 주고 인수할 이유가 있냐는 반론도 있다.

애플 마니아들은 이번 인수 합병으로 애플이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장대규(41·회사원)씨는 “애플의 유전자에는 음악이 깊이 박혀있다. 스티브 잡스는 굉장한 음악 애호가였고, 아이폰의 전신인 아이팟은 기존에 없던 음악 소비 문화를 만들었다. 어떤 모습이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애플이 천문학적 규모의 인수합병을 통해 음악을 더욱 강조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비츠 일렉트로닉스 공동창업자 지미 아이오빈은 “우리가 회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 우리는 문화와 기술을 결합시키는 애플의 독보적인 능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프리미엄 오디오 기기 브랜드 ‘레벨’을 출시했다. 헤드폰 타입과 이어폰 타입, 스피커 타입 등 모두 4종류의 제품을 선보였다. 헤드폰 타입인 ‘레벨 오버’의 가격이 43만9000원, 이어폰 타입인 ‘레벨 인’이 18만9000원으로 비츠 일렉트로닉스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원음 왜곡 없이 HD급 사운드를 제공한다는 것이 삼성전자 쪽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음악과 멀티미디어를 감상하는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스마트 기기와 최상의 궁합을 제공하는 오디오 기기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스트리밍라디오 서비스인 밀크뮤직을 출시했고, 국내에서는 소리바다와 손잡고 고음질 음원 사업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음질 음원과 이를 들을 수 있는 하드웨어를 찾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음악과 오랜 인연이 있다. 음악 애호가로서 전문가 수준의 청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6년 최고급 오디오 사업에 야심차게 뛰어들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앰프 한 세트에 1400만원, 스피커 한 조에 2000만원을 웃도는 전문가용 오디오 ‘엠페러’ 시리즈를 내놨다. 일본의 오디오 명가 ‘럭스만’ 지분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듬해 닥친 외환위기 사태로 삼성전자는 오디오 사업을 접어야 했다.

G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가기 시작한 엘지전자도 청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옵티머스G와 G2를 출시하면서 번들이어폰(스마트폰 구입시 함께 제공되는 이어폰)으로 20만원대 이어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쿼드비트 이어폰을 내놓았다. 최근 출시된 G3는 스마트폰 최초로 1와트(W) 스피커와 부스트 앰프(스피커 출력 증폭 장치)를 탑재했고, G3 출시에 맞춰 세계적인 오디오 기기 제조사 하만카돈과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블루투스 헤드셋을 선보였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고화질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는데 소리의 품질이 떨어지면 사용자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느끼게 된다. 화질 경쟁은 자연스럽게 사운드 경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한은 총재의 부동산·가계대출 해법?…“사람들 서울 떠나게 해야” 1.

한은 총재의 부동산·가계대출 해법?…“사람들 서울 떠나게 해야”

[단독] 밑지고 파는 나라 땅 급증…‘세수펑크’ 때우기용인가 2.

[단독] 밑지고 파는 나라 땅 급증…‘세수펑크’ 때우기용인가

한은 ‘엔캐리 자금 2천억달러 청산 가능성’…글로벌 금융시장 폭탄되나 3.

한은 ‘엔캐리 자금 2천억달러 청산 가능성’…글로벌 금융시장 폭탄되나

“아파트도 못 사는 로또 1등 당첨금, 올려야 할까요?” 4.

“아파트도 못 사는 로또 1등 당첨금, 올려야 할까요?”

공정위, 백종원 더본코리아 ‘허위·과장 광고 의혹’ 현장조사 5.

공정위, 백종원 더본코리아 ‘허위·과장 광고 의혹’ 현장조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