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세계경제 회복 불확실”
한국은행이 13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내부적으로는 소비 위축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연되고 있고, 외부적으론 글로벌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동결이유를 밝혔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뒤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여건 변화와 일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세계경제가 연초에 예상한 만큼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도 명시적으로 드러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소비가 다소 위축되면서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제시할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 한은은 올해 수출에 견줘 내수가 경제성장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최근의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환율이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다 갖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급격한 환율 변동은 부정적 영향이 크다. 최근에 환율 쏠림 현상이 부분적으로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몇달 새 1010원대(1달러당)까지 떨어진 환율의 하락(원화가치의 상승) 속도가 다소 빨랐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환율에 대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지난주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의 실시,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지속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이외에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펴는 것에 호흡을 맞추는 것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경기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금리정책이다”며 “현재로선 지급준비율(인하)이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경기 대응으로 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