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수익률·소득증가율 비교
70년대까지 소급…연말께 공개
70년대까지 소급…연말께 공개
β=W/Y.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가 <21세기 자본>에서 제시한 법칙이다. ‘W’는 부동산 등 민간의 순자산(자본)을, ‘Y’는 (실질)국민총소득을 뜻한다. 베타값이 커질수록 부의 집중이 커진다는 게 피케티 주장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베타값 추이는 어떨까?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이 이 베타값을 구하겠다고 나섰다. 조태형 한은 국민비에스(B/S) 팀장은 16일 “피케티가 뜬 이후 우리나라는 (국민총소득 대비 민간자본 배율 등이) 어떻게 나오는지 문의가 잇따랐다”며 “(소득의 집중과 관련한) 논의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숫자를 만드는 우리(한은)가 시계열 자료를 만들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3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들과 한 만찬에서 밝힌 우리나라의 불평등 실태에 대한 조사 지시와는 별개로 이뤄지는 작업이다. 한은은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등 자본의 수익률과 국민총소득의 증가율 추이 등을 비교분석해 연말께 공개할 예정이다.
피케티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이 베타값이 1950년대 2배 안팎이던 게 2010년 들어서 5배 안팎으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부동산 등에서 파생된 자본수익률이 임금을 축으로 한 국민총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은의 작업은 이러한 피케티의 주장이 우리나라 상황과도 부합하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이다.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최근 이 방법론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현재 베타값이 약 7.5배라고 제시하고, 이는 선진국 가운데 최고라고 주장했다.
한은의 조사는 경제주체별로 자산과 부채 등을 엿볼 수 있는 국민대차대조표가 지난 5월 처음으로 발표된 이후 좀더 수월해졌다. 다만 조태형 팀장은 “(부동산 공시 자료의 부족 등으로 인해) 추정을 크게 해야 하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만큼 한은의 공식 통계가 아닌 개인 연구결과 형식으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베타값을 공개한다 하더라도, 개인간 소득분배 실태를 알 순 없다. 이는 국세청의 과세 통계 등을 활용해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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