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똑딱이 카메라의 ‘화려한 귀환’

등록 2014-06-17 19:26수정 2014-06-18 12:21

렌즈일체형, 일명 똑딱이 카메라가 고급화되어 돌아오고 있다. 소니 RX100 III
렌즈일체형, 일명 똑딱이 카메라가 고급화되어 돌아오고 있다. 소니 RX100 III
화질·기능 보강한 ‘렌즈 일체형’
스마트폰 카메라·SLR 장점 흡수
풀 꺾인 카메라 시장 부활 노려
소니·캐논·올림푸스 등 다퉈 출시
카메라 판매 부진 속 인기 끌어
렌즈가 카메라 본체에 고정돼 교체 불가능한 렌즈 일체형 콤팩트 카메라를 흔히 ‘똑딱이’라고 부른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셔터만 누르면 될 만큼 조작하기 쉽고 간단하다는 데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전문가용 카메라에 비해 기능이 단순하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뉘앙스도 담겨 있다.

소니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카메라 RX100 Ⅲ도 콤팩트 카메라, 즉 똑딱이다. 하지만 성능과 가격을 보면 더이상 똑딱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초점거리 24-70㎜ 구간에 조리개값(F값)이 1.8-2.8에 이르는 최고급 칼자이스 바리오 조나 티스타 렌즈와 201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감도(ISO)는 최대 12800, 셔터스피드는 최대 2000분의 1초에 이른다. 어두운 조명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도 흔들림 없이 포착할 수 있어, 입체적인 아웃포커스 표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어지간한 전문가용 에스엘아르(SLR) 카메라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이 카메라의 가격은 99만9000원이다.

캐논 G1X마크2
캐논 G1X마크2
올림푸스 스타일러스1
올림푸스 스타일러스1
소니뿐만이 아니다. 캐논은 지난 4월 G1X마크2를 출시했고, 올림푸스와 후지필름은 올해 초 각각 스타일러스1과 X100S를 내놓았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9월 루믹스 DMC-LF1을 선보였다. 하나같이 전문가용 카메라 수준의 성능을 갖춘 콤팩트 카메라다. 업계에서는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이들 제품을 묶어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라고 부른다. ‘고급형 똑딱이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애초 디지털카메라는 똑딱이로 시작됐다. 최초의 보급형 디지털카메라는 1994년 출시된 카시오 QV-10이라는 콤팩트 카메라였다. 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20만 화소였다. 전문가용 수준의 카메라를 만들 수 있는 기술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와 달리 현상을 하지 않고 곧바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디지털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보급됐다.

디지털 똑딱이의 확산으로 사진을 접할 기회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이런 수요와 기술 발전이 맞물려 2000년대 중반 디지털 에스엘아르 카메라의 시대가 왔다. 에스엘아르 카메라는 렌즈로 들어온 화상을 거울로 반사시켜 사용자의 눈에 정확히 맺히게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것과 촬영되는 이미지가 완전히 동일하다는 게 특징이다. 촬영 환경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렌즈를 사용자가 직접 바꿔 장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사진작가나 사진기자 등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장비였지만, 디지털화를 통해 대중화됐다. 캐논과 니콘을 비롯한 대다수 제조사들이 디지털 에스엘아르 카메라를 경쟁적으로 내놓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에스엘아르 카메라도 큰 인기를 끌었다.

후지필름 X100S
후지필름 X100S
저가의 똑딱이와 고가의 에스엘아르 양축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기존 카메라폰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곧바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서비스 사이트에 올리는 게 가능해지자 디지털카메라의 수요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독일의 시장조사업체 지에프케이(GfK) 자료를 보면 전세계 디지털카메라 판매량은 2010년 1억360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8900만대에 그쳤다. 에스엘아르 카메라 판매는 정체됐고, 똑딱이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카메라 제조사들이 내놓은 것이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와 고급형 똑딱이, 즉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에스엘아르와 마찬가지로 렌즈를 교체할 수 있지만, 화상 반사를 위한 거울을 빼 본체 크기가 에스엘아르보다 훨씬 작다. 미러리스 카메라나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모두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높은 수준의 사진을 원하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운 에스엘아르 카메라는 부담스러운 소비자층을 잡자는 의도다. NX 시리즈를 밀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하는 대표적인 제조사이고, 소니는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에 주력하는 경우다. 현재까지 판매추이를 보면 미러리스 카메라가 440만대(2013년 글로벌 시장 기준),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는 1540만대로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쪽이 앞서는 모양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디지털카메라를 많이 접한 소비자들은 카메라에 대한 이해와 활용도가 높다. 고화질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카메라 본연의 성능은 강화하면서도 사용자들의 촬영 편의를 돕는 콤팩트한 크기와 다양한 기능을 갖춘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는 스마트폰 시대에도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가족모임에도 낀 ‘특급공신’ 머스크…‘IT 차르’ 등극하나 1.

트럼프 가족모임에도 낀 ‘특급공신’ 머스크…‘IT 차르’ 등극하나

‘트럼프 랠리’ 테슬라 또 9% 상승…5일 만에 44% 폭등 2.

‘트럼프 랠리’ 테슬라 또 9% 상승…5일 만에 44% 폭등

네이버 ‘지금배송’ 나선다…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 3.

네이버 ‘지금배송’ 나선다…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

‘시세 조종’ 의혹 조사 중인데…삼부토건 주가 또 급등 4.

‘시세 조종’ 의혹 조사 중인데…삼부토건 주가 또 급등

세종과학기술원(SAIST) 세미나 5.

세종과학기술원(SAIST) 세미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