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수출 증감률
세계경제 회복세 예상보다 더뎌
미국 2.8%→2%, 세계 3.2%→2.8%
IMF·세계은행 성장전망치 수정
1~5월 한국수출 2.6% 증가 그쳐
수출부진에 내수부진까지 겹쳐
미국 2.8%→2%, 세계 3.2%→2.8%
IMF·세계은행 성장전망치 수정
1~5월 한국수출 2.6% 증가 그쳐
수출부진에 내수부진까지 겹쳐
정부가 목표로 한 4%대 성장이 올해 가능할까?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4%대가 국내·외 경제의 예상밖 부진으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 등으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주춤거리고 있고, 국외적으로는 선진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 수출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내수’와 ‘외수’의 동반 악재에 이라크 내전 확대로 인한 국제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불거지면서 경기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8%에서 2.0%로 크게 낮췄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1분기 성장의 부진 탓이 크다”며 “고용과 산업생산 지표들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 경기와 기업 투자의 부진이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1분기(1~3월)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1%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성장률 둔화로 전체 세계경제의 성장률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이미 지난 12일 미국 경제의 1분기 부진 등을 이유로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2%에서 2.8%로 낮춰잡았다. 올해 세계경제가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성장의 동력이 돼야 할 선진국이 예상보다 저조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은 선진국에 견줘 회복세가 더욱 느리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전체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4.9%로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8.7%(2007년)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7.4%에 그쳤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회복세 약화는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수출(관세청 기준)은 2010~2011년 전년 대비 20%대씩 증가했으나, 2012~2013년엔 증가율이 2%대씩으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 1~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에 그쳤다. 수출은 올해 이 정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위안화의 가치마저 하락하면서 대중국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라크 내전이 격화되는 등 중동 정세의 불안이 자칫 국제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더욱 좋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 1분기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견줘 0.9%(연율 3.9%) 성장했다. 수출은 1.5% 성장했지만, 민간소비는 0.2% 성장에 그쳤다. 설비투자는 되레 1.9% 줄었다. 이러한 내수의 부진은 1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로 4~5월 소비와 투자 심리가 가라앉으면서 내수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내수와 외수의 이중 악재는 올해 4%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정부(4.1%·국민계정체계 개편 감안하면 4.3%)와 한은(4.0%)의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발표된 각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는 새 국민계정체계(SNA) 개편에 따라 기술적으로 0.2%포인트 자동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를 감안한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소비 회복 지연 등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망치(3.9%)보다 0.2%포인트 낮은 3.7%로 제시했다. 18일 산업연구원(KIET)도 지난해 말 전망치(3.9%)보다 0.1%포인트 낮은 3.8%로 하향 조정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주요 기관의 올 성장률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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