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우수 재제조품 판매행사에서 손님들이 재제조 토너카트리지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궁금증 ‘톡’
신품은 아니지만 새것처럼 생겼고 품질도 새것 같다. 그런데 값은 싸다. ‘재제조 상품’이라 그렇다.
재제조 상품이란 기존 제품이나 부품을 회수해 분해와 재조립을 거쳐 신제품 수준으로 만든 뒤 다시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사용 후 제품이나 부품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한다는 게 일반 제조와 다른 점이다.
“제품 수명이 5년인데, 렌탈 고객 가운데는 1년, 2년 만에 계약을 해지하고 정수기를 반환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용기간이 1년이 안 된 제품을 재제조합니다.” 코웨이 생산운영본부 양은혁 차장의 말이다.
정수기의 경우 우선 회수한 제품을 샅샅이 분해한 뒤,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필터 등을 새것으로 교환한다. 그 밖의 부품들이 제구실을 하는 지 검사하고 세척하고, 필요한 경우 교환하여 다시 조립한다. 외관도 세척한다.
양 차장은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이 새것이기 때문에, 품질이 신품과 같다”고 말했다. 가격은 신품보다 20~40% 깎아판다. 코웨이의 경우 포천공장에 재제조 공장을 두고, 연간 약 3만대의 재제조 정수기를 팔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롯데마트 잠실점과 구로점에서 ‘우수 재제조 제품 판매행사’를 열고 있다. 코웨이가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를, 서광양행과 가나안근로복지관이 프린터의 토너카트리지를, 보스테크가 복합기를 판다. 가격은 신품보다 20~50% 싸다. 재제조품이 신품과 품질에서 차이가 나는지 시연도 한다.
생산자가 제품의 폐기단계에서 일정비율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유럽 등지에선 재제조가 매우 활성화돼 있다. 산업자원부는 “재제조 산업은 에너지·자원 절약과 물가안정, 고용 창출,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기여하는 저성장·고물가 시대에 적합한 산업”이라며, 이를 활성화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28개이던 재제조 품질인증 대상품목을 3분기중 10개 이상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대형마트 안에 재제조품 전용매장이 들어서게 유도할 계획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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