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유럽중앙은행 등 보고서
세계금융위기 이후 모범사례로
세계금융위기 이후 모범사례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약화시키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국제기구들은 우리나라의 이러한 부동산 대출규제를 지지해왔다.
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낸 한국 경제 보고서를 보면 이런 평가가 명확히 드러난다. 보고서는 “49% 수준인 은행들의 평균 엘티브이는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질 경우 은행들의 커다란 잠재적 손실에 맞설 수 있는 큰 충격 완화장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이 가처분소득에 견줘 136%(2012년 말)에 이르는 등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에 따르는 위험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은행들이 지금과 같은 낮은 엘티브이를 유지하고 신규 대출에 보수적인 디티아이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기구는 2011년 디티아이와 엘티브이가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우리나라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한 실행보고서에서도 “부동산 가격 폭등을 완화하고 관련 위험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의 디티아이와 엘티브이 정책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모범 사례로 꼽혀 왔다. 이러한 대출규제가 금융안정을 이루고 부동산 거품 형성을 억제해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최근 거시건전성정책 경험’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논문 등을 인용해 “(한국의) 엘티브이와 디티아이 규제가 부작용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강화된 엘티브이와 디티아이 정책이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낮추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세계은행(WB)도 우리나라 논문을 소개하는 방식 등으로 엘티브이와 디티아이가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에 도움이 됐다는 보고서를 내왔다.
국제기구들이 우리나라의 부동산 대출규제 정책을 재평가한 계기는 금융위기였다. 이들은 미국 은행들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이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다는 인식 아래, 주택담보대출을 보수적으로 실시했던 우리나라를 재평가하기에 이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0년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엘티브이 및 디티아이가 2008년 후반에 완화됐다가 2009년에 다시 강화됐는데, 가격 안정성 도모를 위해서는 잦은 변경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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