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대중국 수출 석달째 ‘뒷걸음’…내수시장 뚫어야 산다

등록 2014-08-03 20:53수정 2014-08-03 22:14

미·유럽 진출용 ‘가공무역’ 치중
중국 무역 둔화등으로 한계 봉착
소비재 수출 확대로 활로 열어야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26.1%를 담당했던 대중국 수출이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들어 5월부터 석달 연속 전년 대비 수출액이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대중국 수출액도 세계 금융위기의 타격을 입은 2009년 이후 5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이 중간재의 자급률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가공무역 위주의 대중국 수출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7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나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은 올 들어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9.4% 줄어든 뒤, 6월 1.0% 줄어드는 등 7월까지 석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7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5.7% 증가한 것에 견줘 보면, 대중국 수출 감소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대중국 수출 감소는 올해 중국의 무역이 큰 폭으로 둔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의 수출입은 지난해 전년 대비 7%대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수출이 0.9% 증가에 그치고, 수입도 1.5% 증가에 머물렀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이 임가공을 거쳐 제3국으로 다시 수출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가공무역’ 위주로 돼 있어,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타격을 받기 쉽다는 데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가공무역의 비중은 47.6%로 대만(46.3%)보다도 높다.

중국은 우리 수출 주력품목의 자급률도 크게 높여가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48.6%나 됐는데, 중국이 자급률을 높여가면서 올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2% 감소했다. 상반기 선박 수출도 33.2%나 줄어들었다. 7월만 보면, 석유제품 수출이 19.3% 감소했고, 액정디바이스 5.2%, 일반기계가 31.7% 줄었다.

중국의 수출은 5, 6월부터 완만히 회복되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로 한국의 대중 수출 회복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중국 세관 자료를 보면, 중국의 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8.9%에서 지난해 25.5%로 급감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는 “앞으로 중국 정부가 가공무역 금지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용 임가공 기지로 이용하던 기존 전략으로는 대중국 수출이 활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커가는 중국의 소비재 시장에서도 계속 밀리고 있다. 농림수산식품을 제외한 중국의 소비재 수입액 순위에서 한국은 2009년 3위였으나, 미국과 아세안, 영국에까지 밀리며 2013년에는 6위로 내려앉았다. 한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3.8%로 떨어졌다. 물론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올해 상반기 20.7% 늘고, 자동차 수출도 9.4% 늘어나는 등 일부 주력품목은 여전히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지만, 중국의 수입 규모가 확대되는 분야에서 수출을 늘리지 못한 까닭이다. 게다가 휴대폰의 경우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서, 성장 한계에 부닥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많다.

정부는 대중국 수출 둔화가 뚜렷해지자 조만간 관계부처 합동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 연구위원은 “내수소비 시장을 키워나가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가공무역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재 수출을 확대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중간재도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만이 아니라 외국 기업, 중국 기업에 수출하는 쪽으로 활로를 뚫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