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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지역농협이 역할 제대로 하면 우리 농업문제 절반 해결되죠”

등록 2014-10-09 19:59수정 2014-10-09 21:13

[경제와 사람] 농업경제 전문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
“농협(농업협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면 우리 농업 문제의 절반은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진도(62) 지역재단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한국농업정책학회 회장 등을 지낸 우리나라 농업경제학 분야의 권위자다. 올해 3월 지역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지난 8월 35년 동안 재직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자리를 사직하고, 재단 일에 몰두하고 있다. 정년을 3년 남겨뒀으나 과감히 포기했다. 그가 10년 전 만든 지역재단은 지역 리더 육성, 지역발전정책 연구 등의 활동을 하는 단체다.

박 이사장이 최근 공들이는 과제는 ‘농협에 대한 정책연구’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농협은 현재 ‘정체성’과 ‘경영’, 두 측면에서 위기다. “‘농협이 농산물 판매는 뒷전이고, 돈장사(은행 등 신용사업)만 한다’, ‘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다’, ‘농협중앙회는 지역조합을 위한 연합체가 아니라 회원조합 위에 군림한다’ 등 농협의 정체성에 대한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또 신용사업을 뺀 나머지 사업은 다 적자이고요. 농협을 우리 농민과 소비자의 힘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농협은 정체성과 경영에서 위기
농민 참여보다 돈버는 일에 몰두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비판 받아

조합장 선거로 개혁계기 삼을 터
정부의 관세화 일방선언은 잘못
쌀시장 개방으로 농업전망 암울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 김경무 선임기자 <A href="mailto:kkm100@hani.co.kr">kkm100@hani.co.kr</A>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그는 특히 지역농협의 역할을 중요시한다. “농민들은 개별적으로 농업 문제에 대응을 하지 못합니다. 협동적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지역농협이 중요한 거죠. 생산, 가공, 유통, 소비까지 지역농협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것만 제대로 돼도 농업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는데, 문제는 농협이 농민들이 참여해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죠.”

내년 3월11일 전국에서 농협, 축협, 수협의 조합장 선거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실시된다. 동시선거 대상 조합은 1360곳인데, 이 중 농협(축협 포함)만 1149곳이다. 박 이사장은 이 선거를 지역농협 개혁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은 조합마다 선거를 하니 동네 일, 조그마한 면 선거 정도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1360곳이 같이 선거를 하니 농협 문제를 전국적으로 이슈화하고,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그는 “농협 선거가 그동안 돈선거라고 욕을 먹어 왔는데, 매니페스토운동본부를 결성해 정책선거로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농협 개혁에 대한 정책적 연구도 함께 진행해 매니페스토운동의 근거를 만들 생각이다.

지역재단은 농협 개혁을 위해 ‘한국 농협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에세이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다. 농협 조합원으로서 체험과 애환, 농협(중앙회·지역조합)의 변화와 발전 방안, 농협 개혁을 위한 의견 등을 원고지 30장 정도 적어 보내주면 된다.(krdf@krdf.or.kr, 02-585-7731~2, 11월9일까지). 일반 국민도 참여가 가능하다.

박 이사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쌀시장 전면개방에도 비판적이다. “쌀 관세화가 절대선이나 절대악은 아닙니다. 관세화를 하면 관세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봐서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반대하는 것인데,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협상조차 하지 않고 관세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겁니다. 대내적으로도 농민과의 대화를 포기했고요. 앞으로 관세율은 점점 낮아질 것인데, 정부는 이에 관한 대국민 약속은 하지 않고 있어요. 아예 노력도 하지 않으니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쌀시장 전면개방,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감안할 때 한국 농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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