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전세계 제조업 성장속도 회복하는데…한국은 추락

등록 2014-10-21 20:30수정 2014-10-21 22:21

한국 제조업 매출액증가율 하락추세
2010년 15.8%→올 상반기 0.9%
전세계 제조기업은 6.0% 달해
상승세 돌아서며 격차 더 벌어져
한국 경제의 기둥인 제조업의 건강 상태에 노란불이 들어와 있다.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 속도가 2012년부터 외국의 제조업체보다 뒤처지기 시작했고, 특히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음에도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있어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비상 상황에 내몰리게 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엘지(LG)경제연구원이 21일 내놓은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속도’ 보고서를 보면,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성은 2012년부터 빠르게 둔화되면서 전세계 제조기업 이하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제조기업의 총자산증가율(이하 수치는 중앙값 기준)은 2012년 3.7%에서 2013년 5.1%, 2014년 상반기 4.8% 등으로 완만하게 회복했지만, 국내 제조기업은 2011년 11.5%에서 2012년 1.2%, 2013년 3.3%로 급락했다.

매출액 증가율도 전세계 제조기업은 지난해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올 상반기에 6.0%에 이르렀으나, 국내 제조기업은 2010년 15.8%에서 올 상반기에 0.9%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조기업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에도 높은 환율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시장의 호조가 결합돼 2009~2011년 고성장을 했으나 2012년 이후부턴 이 두가지 효과가 줄어들면서 매출 증가율이 떨어지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연구원이 이용한 자료는 세계적인 경제정보매체인 톰슨-로이터가 세계 64개국 상장 제조기업 1만5000여곳과 한국의 상장 제조기업 500여곳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재고 늘면서 현금흐름 악화
단기차입금 비중도 다시 늘어
경기부진 지속땐 위기 내몰릴수도

수익성 측면을 보면, 영업활동의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은 나빠지는 모습이다. 국내 제조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지난해 5.4%에서 올 상반기 4.5%로 하락했다.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외상매출 및 팔리지 않은 재고가 증가하면서 현금이 잠기고 있는 탓에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한득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금리가 매우 낮고 기업의 자금수요도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금리 인상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현금흐름 악화가 내재적 위험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비용만 따로 살펴보면,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 부담은 줄어들고 있으나 기업들의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원금 상환 능력은 해외 제조기업들에 비해 뒤떨어진다. 우리 제조업체의 총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지난해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올 상반기에 74.5%로 전세계 제조기업(64.3%)에 비해 꽤 높다. 금리는 낮지만, 회사채 발행이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자 기업어음(CP) 같은 단기자금 차입을 늘리고 있는 탓이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차입금은 일시에 상환부담이 돌아오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안 좋고 경기가 더 나빠지는 상황이 닥치면 부채 대응 능력이 취약해져 재무적 위험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제조기업들은 동일한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 해외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유형자산을 생산에 투입, 사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국내 제조기업의 총자산 중 유형자산 비중은 전세계 제조기업(26.5%)에 비해 9.3%포인트 높은 35.8%로, 이는 화학·제철 등 대규모 생산설비가 필요한 중후장대형 장치산업이 우리 제조기업의 특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은 현금흐름이 나빠져도 일정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므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 능력이 떨어져 경기가 부진할 때 실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