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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특허권 남용 등 미국 따라해선 안돼”

등록 2014-10-22 20:11수정 2014-10-22 20:41

딘 베이커 미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
딘 베이커 미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
아시아미래포럼 딘 베이커 미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 기조연설
구글이 2~3년 전 모토로라의 한 사업부를 인수한 진짜 이유는?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은 “다른 기업을 고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커 소장은 22일 오전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4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문제점을 지적재산권 등 4가지 측면으로 설명하며, “미국을 따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 중 한 명인 베이커 소장은 워싱턴 경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역임하고, <패자 자유주의의 종말>이란 책의 저자로 유명하다.

베이커 소장은 “구글이 모토로라 사업부를 인수한 동기는 연구·개발(R&D)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업부가 가진 특허권 때문이었다. 특허권을 활용해 다른 기업을 고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식의 투자는 경제 전체 차원에서 낭비”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2011년 9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당시 모토로라는 특허권만 약 1만7000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삼성과 애플이 새 휴대전화를 낼 때 마다 서로 소송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명 구할 의약품 값 크게 올려
노동자의 300배 CEO 연봉도 문제”

특허권의 남용은 특히 의약품 분야에서 많은 부작용을 유발한다. 특허권을 이용한 독점은 상품의 가격을 크게 높인다. C형 간염 치료제인 소발디의 12주 치료코스의 가격은 8만4000달러(8854만원)에 이를 정도다. 베이커 소장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품이 8만4000달러에 달하면 지불 여력을 따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특허가 없으면 벤처가 시장에 진입하기 더 어려운 것 아니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그는 “중소기업은 특허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기업은 많은 변호사를 고용해 특허권을 잠식해나간다. 중소기업은 멋진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임금이 일반 근로자의 300배에 달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수익의 10% 정도가 최고경영진의 월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민간 자선기관 CEO도 100만 달러나 가져간다. 빈곤층을 위해 기부했는데, 기관장이 이렇게 많이 받는 것이 정당한가란 질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주주가 아닌 최고경영자만을 위해 복무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베이커가 우려하는 미국의 상황은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는 은행장의 6개월 간 보수가 최고 23억79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베이커 소장은 또 미국은 금융위기를 거치며 양적완화에 따른 초과 유동성이 금융권으로 흘러 들어가 비효율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자본거래세를 매기고 거대 은행을 쪼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 2% 유지에 집착하지 말고 고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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