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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날개 잃은 원자재 가격…‘뉴노멀 시대’ 예고

등록 2014-11-04 20:27수정 2014-11-05 11:28

서부텍사스유 배럴당 70달러대로
연중 최고치 비해 26.6%나 추락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휘발유값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휘발유값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페트로넷 등을 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유는 3일 종가를 배럴당 79.83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4일 새벽 1시30분께도 78.18달러로 거래됐다. 지난달 중순 이래 장중에 70달러대로 밀린 적은 있었지만 종가가 70달러대로 끝난 것은 2012년 6월28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지난 6월19일 배럴당 107.26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26.6%나 하락한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값싼 셰일오일과 경쟁을 겨냥해 미국 원유 수출가 하향 조정을 발표한 데 큰 영향을 받았다.

서부텍사스유는 미국 내수용이지만, 이를 기준으로 하루 동안 거래되는 원유 규모가 전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의 5~6배로 최대 규모라서 세계경제의 추이를 읽는 가늠자로 불린다. 실제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3일 각각 배럴당 84.78달러, 84.04달러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보다 24~26% 하락했다.

중국 고속성장으로 원자재 폭식
‘슈퍼 사이클의 시대’ 끝나고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 짙어
“하향 안정화 추세 지속” 전망

국제 원자재 시장에도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뉴 노멀(New normal·새 기준)’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해,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 이후의 성장 둔화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개혁에 집중할 것임을 내비쳤다.

국제 원자재 시장은 2000년 이후 10여년 동안 금융위기 전후 등을 빼고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폭등하는 ‘슈퍼 사이클의 시대’를 이어왔다. 이는 중국이 고속성장을 위해 원자재를 폭식하다시피 한 게 큰 영향을 끼쳤다. 과거 이 정도로 원자재가 장기 상승세를 유지한 것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직후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동과 함께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 유럽의 디플레이션 심화 등 세계 경제성장 둔화 파고는 앞으로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 하향세가 더 뚜렷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국제원자재가격 지수는 3일 현재 270.47로 6월 연중 최고치 312.93에서 13.4%가 떨어졌다. 소맥은 현재 5.38달러로 5월 연중 최고치 대비 36.2% 가격이 떨어졌고, 주석은 톤당 1만9850달러로 4월 연중 최고치 대비 17% 하락했다. 구리는 1월 연중 최고치 대비 8.6% 하락한 톤당 6801달러로 거래되는 상황이다. 한때 잘 나갔던 원자재펀드들은 올 들어 손실을 키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올 하반기 하락이 가팔랐는데, 최근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를 필두로 중국, 일본 등 대부분의 주요 경제권에서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훨씬 짙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지난달 양적완화를 공식적으로 종료하면서 달러 강세가 추세화 될 게 분명해진 점도 원자재 가격 하락에 큰 압력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국제 수요는 당분간 상승 동력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4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면 오바마 행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견도 나온다. 원자재 수요가 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투자증권에서 원자재를 담당하는 강유진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원자재는 대세 상승기를 끝내고 개별 수요에 기반해 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원유는 이달중 이란 핵협상과 석유수출국기구 회의의 감산 협의가 단기적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셰일가스 혁명과 세계 수요 둔화 때문에 마찬가지로 하향 안정화란 틀을 깨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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