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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도심이나 기존 철도역과 멀어 불편한 KTX 역

등록 2014-11-26 19:47수정 2014-11-27 13:36

KTX. 연합뉴스
KTX. 연합뉴스
18개 역 중 11곳 도심과 멀리 떨어져
공주역은 계룡시청과 32㎞ 거리
건설사 편의·정치적 고려 우선한 탓
현재 운행 중인 경부고속철도는 물론이고, 건설 중인 호남·수도권 고속철도의 역들이 도심이나 기존 철도역과 떨어져 있어 이용자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건설 기간과 비용, 열차 속도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건설사 쪽 편의나 정치적 고려를 앞세우고 이용자의 편의를 희생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5일 <한겨레>와 국회 김상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분석해 보니, 경부·호남·수도권 고속철도의 18개 역 가운데 서울, 용산, 대전, 동대구, 부산, 익산, 정읍 등 7개 역만 기존 철도역에 고속철도역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개 역은 대부분 기존 도심(시청·군청 기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고속철도 역을 신설했다.

고속철도역과 도심이 가장 먼 경우는 호남선 공주역과 계룡시청 사이로 무려 32㎞나 떨어져 승용차로 1시간17분, 대중교통으로 2시간54분이나 걸린다(이하 거리와 이동 시간은 포털 사이트 ‘다음’의 길찾기 최단거리 기준). 내년에 개통되는 호남 고속철도가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1시간 33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계룡시청뿐 아니라 공주역을 주로 이용할 공주·논산시청·부여군청과의 거리도 모두 20㎞ 안팎이어서 승용차로 40분~1시간, 대중교통으로 1~2시간 가량 걸린다.

또 경부선 오송역~새 세종시청, 김천구미역~구미시청, 수도권선 지제역~안성시청 등의 거리도 모두 20㎞ 이상 떨어져 있어 이용이 극히 불편하다. 세종시는 안으로 호남 고속철도가 지나는데도 역을 설치하지 않고 20㎞나 떨어진 오송역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천구미역은 김천시청에서도 10㎞나 떨어져 있어 양쪽 시민 모두가 불편하다. 울산역이나 신경주역도 시청에서 13~19㎞나 떨어져 있다. 이렇게 고속철도역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10㎞ 이상 되는 도시는 고속철도 이용 대상 28개 도시 가운데 22곳에 이른다.

고속철도역이 기존 철도역과 분리돼 환승하기 어려운 경우도 12곳이나 됐다. 울산역과 옛 울산역인 태화강역, 신경주역과 경주역의 거리는 각각 24㎞, 11㎞나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데만 45분~1시간이 걸린다. 광주에서도 호남선 광주송정역과 경전선 광주역이 서로 단절돼 있다.

국토부 고용석 철도건설과장은 “도심의 기존 역에 고속철도역을 설치하려면 부지 매입 비용과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거점역을 제외한 다른 역들은 새로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 간의 고속철도역 유치 경쟁에 따라 타협을 보는 식의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도 한 이유가 됐다. 오송역은 충남과 충북, 김천구미역은 김천과 구미, 공주역은 공주, 부여, 논산, 계룡의 경쟁으로 인해 어느 지역도 만족시킬 수 없는 어정쩡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고속철도역을 도심에서 벗어나고 기존 역과 분리해 설치한 것은 치명적 실패작으로 평가된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원은 “철도는 문에서 문까지의 서비스가 안 되기 때문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놓여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상식을 무시하고 고속철도 설계자들은 공사 편의 위주로 역의 위치를 정해 영구적인 불편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선 대진대 교수는 “고속철도역은 위치를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도심이나 기존 철도역과의 연결 교통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새로 고속철도를 놓거나 기존 철도를 고속화할 때는 반드시 기존 역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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