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들여온 향수와 여성수영복의 국내 판매가격은 수입가격에 견줘 8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지난 4월 10개 품목의 수입가격을 공개한 데 이어 15개 품목의 수입가격을 추가 공개하고, 이들 품목의 수입가 대비 국내 판매가가 2.1∼8.4배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화장품의 종류인 얼굴에 바르는 파우더(6.4배)와 가죽벨트(3.8배), 개 사료(3.8배), 초콜릿(3.5배), 선글라스(3.5배), 여성청바지(3.4배), 가죽지갑(3.4배), 손목시계(3.3배), 침낭(3.2배), 헤어드라이어(3.1배), 가죽핸드백(3.1배), 맥주(2.7배), 디지털카메라(2.1배)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수영복의 경우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 제품의 수입가격은 4267원인데, 국내에서는 4만5000원에 팔려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수입가격이 6만3459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수영복은 국내에서는 22만2667원에 팔리고 있었다. 평균을 내보니 여성수영복은 수입가격에 견줘 국내 판매가격이 8.4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수영복은 주로 중국(59.7%), 인도네시아(19%), 베트남(17.3%), 일본(1%), 캄보디아(1%)에서 수입을 하고 있다.
수입 향수의 ‘가격거품’도 컸다. 수입 물량이 가장 많은 향수의 평균 가격은 8308원인데, 한국에서는 무려 9만1333원에서 팔리고 있었다. 10.99배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1만9627원짜리 수입향수는 8만8077원, 1만4281원짜리는 8만7000원에 각각 팔리고 있었다. 향수는 프랑스(48.7%), 이탈리아(21.8%), 미국(20.8%), 영국(4.4%)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들 품목의 평균 수입가는 운임·보험료·관세·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한 것이며, 이를 국내 백화점이나 브랜드별 공식판매점, 온라인 공식쇼핑몰의 평균 판매액(정가 기준)과 비교했다. 품목별로 수입가격 기준으로 2~3분위로 구분해 평균치를 조사했다. 이번에 파악한 15개 품목과 비슷한 종류의 국산품에 대한 출고가 대비 국내 판매 가격은 1.5∼6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 가격을 공개했던 수입산 립스틱과 와인 등 10개의 국내 가격을 재조사한 결과도 나왔다. 여전히 수입가격 대비 2.9배에서 9.7배까지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립스틱은 수입가격 대비 국내 판매가격이 9.66배로 높았고, 와인도 칠레산 5.52배, 프랑스 4.18배, 미국산 5.15배로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독점 유통 구조의 영향도 작용하고 있고, 국내 판매 가격이 시장 경쟁이 아닌 마케팅 전략 등에 의해 책정됨으로써 한국 소비자들이 외국에 비해 동일 제품을 더 비싸게 구입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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