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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70인치 TV, ‘4인 가구’보다 ‘싱글 가구’가 산다, 왜?

등록 2014-12-09 20:12수정 2014-12-10 13:32

LG전자의 초대형 울트라HDTV. 사진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초대형 울트라HDTV. 사진 LG전자 제공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대한상의 ‘경영 콘서트’ 강연
“고객이 이렇게 행동할 거라고 상상하지 말고 관찰하라”
“고객이 이렇게 행동할 거라고 절대로 상상하지 말라. 소비자들이 행동하는 현실을 끊임없이 관찰하라. 비즈니스·업종·매출을 생각하지 말고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관찰하라.”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연 ‘제1회 경영콘서트’에서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소비자의 욕망’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서트는 기업경영에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하기 위한 행사로, 기업인 6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1시간의 강연 동안 줄곧 “사람들의 욕망을 이해하고 끌어내고 극대화하는” 비즈니스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역설한 송 부사장의 강연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중계한다.

■ 70인치 TV 구매 소비자는 4인 가구 아니라 싱글 가구

대만의 폭스콘이 만든 70인치 대형 ‘통큰TV’를 산 소비자들은 누굴까? 우리는 싱글가구일수록 싸고 작은 물건을 살 거라고 흔히 여긴다. 하지만 값싸고 작은 텔리비전을 사는 사람은 싱글이 아니라 주로 모텔주인들이다.

싱글은 혼자 컴퓨터 보고 게임도 하려고 대형 70인치를 구매한다. 돈 잘 버는 사람들이 비싼 대형 텔레비전을 구매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남편·가장은 집에서 용돈 타 쓰고 구매 결정권이 없다. 전월세 임대료와 이자, 과외비 대느라 쓸 돈이 없다. 대신 부양가족 없는 싱글일수록 가처분소득이 더 크고 이들이 대형 텔레비전을 산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소형 세탁기·텔레비전 판매가 증가할 거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비즈니스에서 자신의 경험을 함부로 믿지 말라. 무엇을 상상하든 현실은 상상과 다르다.

■ 오프라인 옷가게 망한다…의류 매장은 쇼룸일뿐

스마트폰과 모바일 시대다. 소비자들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을 실제로 상품을 구입하는 장소가 아니라 단지 가서 옷을 입어보기만하는 ‘쇼룸’으로 여긴다. 의류매장에 가서 제품 시리얼넘버를 찾아내 즉각 모바일로 가격을 비교해 본다.

네이버에서 실시간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그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직구 붐도 한창이다. 온라인보다 비싼 오프라인 매장은 곧 망하게 된다. ‘구글 글래스’는 이미 의류매장에서 시리얼넘버를 포착해 모바일에서 가격비교까지 즉각 수행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엠디(MD)가 구성해 선보이는 제품에 소비자는 이제 관심 없다. 다만, 직구할 수 없는 음식은 나은 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연 ‘제1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2015 소비자 욕망을 읽다’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연 ‘제1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2015 소비자 욕망을 읽다’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 외국인이 한번 온 동네 백반집, 하루 아침에 명소로

서울의 어느 전통시장통에 허름한 백반 밥집이 있었다. 어느날 외국인이 그 식당에 앉아 있는 풍경을 누가 보았다고 하자. 다음날부터 그 집은 착각 속에 맛집 명소로 뜬다. 서울 명동을 보자. 한국인은 60년대 이후 30여년 간 명동에 잘 안갔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거기에 가고 이어 중국인들이 또 가면서 뭔가 있나, 하고 지금은 한국인도 많이 찾고 있다. 같은 것이라도 상상력을 자극해 다르고 낯설게 보이도록 해야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 백반집·명동처럼 소비자의 흥분감을 흔들어 깨우고 긴장감을 갖게 하는데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다.

■ 소비자의 욕망은 산업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 여성은 우리나라 여성과 달리 성형이나 다이어트, 화장품에 큰 선호가 없다. 대신 건강미를 중시해 ‘먹는 것’을 선호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를 포착해 중국에서 ‘콜라겐 드링크’를 팔아 대박을 냈다. 소비자의 욕망은 특정 산업을 가리지 않는다. 화장품은 다이어트산업과 경쟁하고, 패션은 성형수술업계와 경쟁하고 있다. 얼핏 보면 이질적인 업종같지만 모두가 서로 경쟁자다. 중국여성 사례가 보여주듯, 한류든 드라마든 영화든 공통적으로 비즈니스의 원천은 ‘스타일과 패션’에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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