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저출산·고령화는 향후 가계 소비구조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현대경제연구원이 16일 내놓은 ‘2020년, 인구효과에 따른 소비구조 전망’ 보고서는 가구주 연령변화에 따른 인구효과와 가계 소득변화에 따른 소득효과를 동시에 고려해 2020년에 품목별 소비지출 비중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거·수도·광열, 보건, 교통,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2020년에 소비지출 비중이 지금보다 증가하는 반면, 교육, 식료품·비주류음료, 주류·담배, 오락·문화, 음식·숙박, 통신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거·수도·광열의 소비지출 비중은 고령층 증가에 따라 2020년 12.2%로, 2013년(11.6%)에 견줘 0.6%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품목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보건·의료지출 역시 평균연령 증가로 2020년에 7.2%를 차지해 2013년(6.8%)보다 0.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의류·신발, 교통, 가정용품·가사서비스 관련 재화는 고령화 효과보다는 가계소득 증가 효과가 크게 작용해 소비지출 비중이 2013년에 견줘 2020년에 각각 0.2%포인트, 0.2%포인트, 0.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서비스 수요가 줄어 교육비 지출비중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교육비 지출비중이 2013년 10.5%에서 2020년 9.3%로 1.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주류·담배는 고령화로 지출 비중이 늘어나지만, 소득증가에 따른 비중 감소 효과가 더 커서 지출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가구일수록 문화생활이 적고 외식보다는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것을 선호해 오락·문화, 음식·숙박의 지출 비중 역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비는 인구 고령화와 소득 증가가 동시에 지출 비중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2020년 소비지출 비중 5.7%로 2013년( 6.1%)보다 0.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5년)의 ‘재화의 수요 전망’ 모형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 등을 이용해 분석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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