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22일 “남북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인근 해양생태계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지역이 육상생태계 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에 있어서도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두차례에 걸쳐 해안조사와 수중조사를 실시했는데, 멸종위기 1급인 수달, 멸종위기 2급(보호대상 해양생물)인 삼나무말 등 법정보호종 7종을 포함해 총 151종의 해양생물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국방부와의 협업을 통해 안전확보가 가능한 동해안 어로한계선 이북지역부터 삼선녀어장한계선 지역에 대해 실시됐다. 해양환경관리공단과 분야별 전문가들이 삼선녀어장, 저도어장 주변을 중심으로 퇴적환경, 오염도, 바다새, 해조류 등 9개 분야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다.
연안습지 해안조사에서는 해빈(海濱:해안선을 따라서 해파와 연안류가 모래나 자갈을 쌓아 올려서 만들어 놓은 퇴적지대) 주변에서 갯방풍의 국내 최대 군락지와 함께 수달의 서식 흔적이 발견됐다. 또한 보호대상인 거머리말 등 총 39종의 염생식물과 멸종위기 2급 흑기러기,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가마우지 등 14종의 바다새도 관찰됐다. 특히 저도어장 연안습지는 일반적인 동해안의 지형과는 달리 소형 만의 형태를 띠고 있어 파도가 잔잔하고 퇴적상이 다양해 38종의 대형저서생물이 발견됐다. 이는 동해안 연안습지 전체에서 발견된 최대 종수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명정구 박사팀)이 수행한 수중조사에서는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새우말군락이 잘 발달돼 있고, 멸종위기 2급 삼나무말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난류성 어종인 자리돔·파랑돔도 발견돼 이 지역이 일시적으로 난류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로 보여줬다. 더불어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전복의 서식 밀도가 가장 높았으며, 도루묵의 산란장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송상근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동해 비무장지대 인근 지역의 원시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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