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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제유가 60~80달러에서 안착할 것”

등록 2015-01-09 00:34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서울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1600원대로 떨어진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주유소의 유가정보판에 휘발유 가격이 1497원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서울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1600원대로 떨어진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주유소의 유가정보판에 휘발유 가격이 1497원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LG경제연구원 전망 보고서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미국 셰일오일의 국제 정치경제적 힘겨루기의 관점에서 볼 때 국제유가가 향후 수년 이내 100달러 회복은 쉽지 않고, 지금의 지나친 유가하락은 60~80달러로 조정되는 일시적 혼란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엘지(LG)경제연구원이 8일 내놓은 ‘국제유가 신시대의 파장’ 보고서는 저유가 현상을 세계경제의 전반적 장기 침체에 따른 석유수요 부진 요인보다는 미국 셰일오일 공세에 맞선 오펙의 대응과 향방이란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올 하반기에 셰일오일·오일샌드 등 생산비용이 높은 비전통자원의 생산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유가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 석유를 대체하는 셰일오일의 생산비용을 고려할 때 배럴당 60달러를 밑도는 유가는 ‘지속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은 평균 배럴당 60달러 이상이며, 신규생산투자를 유발하려면 배럴당 80달러 이상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유가는 60~80달러 선에서 안착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우선, 오펙 쪽의 현재 입장과 향방을 보자.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평 엘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더라도)오펙의 석유생산 능력이 과잉을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수년 이내에 유가 100달러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펙으로선 국제유가를 지키기 위해 감산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경쟁자 셰일오일을 뺀 채) 오펙만 감산하면 높은 유가를 유지하기 어렵고 되레 점유율만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축의 부담을 오펙 혼자 전부 감당하기도 어렵다. 특히 오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북미 셰일오일이나 러시아 등 비오펙 산유국들과의 경합뿐 아니라 이란 등 오펙 회원국 내부도 견제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시대 종말이 오기 전에 자국의 석유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표 유가’ 수준을 과거의 ‘100달러 시대’에 비해 낮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펙은 지금 유가 100달러 수준에선 세계석유시장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 선진국의 탈석유화, 고도성장이 마감된 중국의 자원 수요 급증세 둔화, 수송용 자동차의 연비 개선 등 석유시장의 수급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오펙으로선 이러한 산업의 그린화와 북미의 석유수출 확대를 견제하면서 석유수요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저유가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반면, 비전통석유인 셰일오일은 화석연료 고갈 문제를 완화시킨데 이어 생산가격 혁신을 이뤄 유가 하락 속에서 생산량을 더 확대하고 있다.

연구원은 저유가에 따라 석유수요가 다시 증가하더라도 셰일오일 등 비오펙의 증산으로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오펙석유 대 셰일오일의 힘겨루기 양상이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가 가장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두 진영의 시장쟁탈전과 가격인하 경쟁이 심화되면 오펙 유전에 비해 여전히 생산비용이 훨씬 높은 셰일오일이 저유가 타격을 크게 받아 투자·생산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급이 조정돼 새로운 가격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개발·생산비용이 배럴당 10달러 미만으로 추정되는 등 오펙의 생산비용은 매우 낮기 때문에 셰일오일과의 가격 및 점유율 경쟁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셰일오일의 대응과 향방은 어떨까? 향후 국제유가를 가늠하는 중요 변수는 북미 셰일오일 증산이 어느 가격 수준에서 타격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것인지에 있다.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 유가가 어느 수준이냐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13)의 분석에 따르면, 셰일오일 생산원가는 배럴당 50~100달러 정도로, 이미 한계선에 와 있다. 특히 셰일오일은 메이저 석유회사와 달리 과점적인 가격 조절 기능이 약하고 중소 생산업자가 많아서 현금 확보를 위해 적자 가격에서도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의욕도 강하다. 물론 셰일오일 개발·생산공법 개선으로 생산원가가 좀더 하락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속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추가 투자로 확보할 수 있는 추가생산량이 체감하면서 한계에 봉착하게 될 공산이 크고, 결국 셰일오일의 생산 비용도 어느 시점에선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또 “석유생산비용이 배럴당 10달러 이하인 중동의 저렴한 석유와의 경합에 직면하면서 북미 셰일개발에 대한 열기도 점차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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