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호남선 이용객 큰 불편”
철도공사 ‘전체편수 20% 경유’ 의견
호남쪽은 “45분 더 지체” 반발 거세
철도공사 ‘전체편수 20% 경유’ 의견
호남쪽은 “45분 더 지체” 반발 거세
3월 개통되는 호남고속철도의 운행 노선에 서대전역 경유 편을 일부 포함하려는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대전광역시와 이를 배제하려는 광주광역시, 전남, 전북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토부 쪽은 수요를, 호남 쪽은 시간을 중시하는 태도다.
21일 국토부와 철도공사, 관련 지방정부들은 3월부터 운행하는 호남고속철도 운행 편에 서대전역 경유 편을 포함할지를 두고 협의하고 있다. 최근 호남고속철도의 운영회사인 철도공사는 국토부에 제출한 운영 방안에서 전체 편 가운데 20%를 서대전역에 들르게 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고범석 언론홍보처장은 “서대전역이 기존 호남선 분기역으로 이용 승객이 많기 때문에 일부 편이 경유할 필요가 있다. 경유 편이 없다면 대전의 호남선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철도공사의 역별 승하차 인원 통계를 보면, 호남선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역은 용산역으로 하루 2만4164명이며, 두번째로 많은 역이 서대전역으로 하루 1만3409명이다. 그다음은 익산 1만607명, 광주 송정 5063명, 광주 4993명이다. 서대전역 이용객이 전체 호남선 이용객의 29.3%나 된다.
철도공사는 호남고속철에서 서대전역을 완전히 배제하면 기존 호남선의 용산역~서대전역 편을 이용하던 승객들은 거의 다 경부선의 서울역~대전역 편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현재 호남선 이용객의 10.7배나 되는 경부선 이용객은 더 늘고, 경부선 이용객의 9.4%에 불과한 호남선 이용객은 더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산에서 광주 송정까지 1시간33분 걸리는 호남고속철이 서대전을 거치면서 기존 선로를 이용하면 2시간18분~2시간45분 걸리는 까닭에 호남 쪽은 일부 편의 서대전 경유도 반대한다.
현재 국토부는 크게 세 가지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첫째는 호남 쪽의 요구대로 서대전역을 완전 배제하는 안이다. 둘째는 일부 서대전을 거치되 서대전~익산 구간만 기존 선로를 이용하고 나머지는 고속선로를 이용하는 안이다. 셋째는 일부 서대전을 거치되, 대전 남쪽 구간은 모두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안이다. 국토부의 손병석 철도국장은 “고속선로 이용의 효율성과 승객 수요 모두를 고려해야 해 결정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부 편이 서대전역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공공연구소 박흥수 연구원은 “호남선에서 가장 수요가 큰 서대전역을 배제한 노선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 지역주의 때문에 고속철도 노선이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고승용 서울대 교수는 “서대전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20% 정도가 서대전역에 들르는 것은 합리적이다. 일단 20%를 투입했다가 수요 변화에 따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대전/송인걸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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