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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SKT, 논란 광고 시간벌기 ‘잔꾀’?

등록 2015-01-22 01:13수정 2015-01-22 08:34

경쟁업체들 가처분 신청 사건에
재판장 매제를 변호인으로 선임
법원,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
결국, SKT는 시간 벌어 광고 계속
처남과 매제가 법정에서 재판장과 한쪽 당사자의 변호인으로 만날 뻔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법원은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기 전에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했다. 통신 3사끼리 맞붙은 사건에서 대기업이 왜 이렇게 빤한 변호사 선임을 했는지를 두고 ‘재배당 미스터리’가 일고 있다.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는 이달 10·12일 에스케이텔레콤(SKT)을 상대로 광고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9일부터 3개 주파수 대역을 운용해 기존 엘티이(LTE)보다 4배 빠른 통신 속도를 내는 ‘3밴드 엘티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는 “체험용 단말기를 이용한 것으로 상용화라고 볼 수 없다”며 광고를 당장 중지시켜 달라고 했다.

사건은 12일 서울중앙지법의 민사수석부인 민사50부(재판장 조영철)에 배당됐다. 그런데 에스케이텔레콤이 15일에 낸 변호인 위임장에는 재판장에게 매우 낯익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조영철 부장판사의 매제(여동생의 남편)인 남영찬 변호사다. 남 변호사는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에스케이텔레콤 법무실장(사장)을 지냈고, 지금은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변호사로 있다.

재판장의 친인척이 변호인에 선임되자, 이 재판부는 16일 법원장에게 재배당을 요청했다. 사건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있는 민사51부로 넘겨졌다. 민사소송법은 재판 당사자와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관계에 있는 판사는 그 재판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으나, 변호인에 대한 제척 규정은 따로 없다. 이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3년 9월 판사의 친족인 변호사나 친족이 소속된 법무법인이 사건을 수임하면 그 사건을 재배당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형제자매는 2촌 관계이고 부부 사이에는 촌수가 없으니까 결국 조 부장판사와 남 변호사는 2촌인 셈”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재배당되면서 애초 16일로 예정됐던 첫 심문은 3일 뒤인 19일에 진행됐다. 심리 결과는 23일 또는 26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원 안팎에서는 누구보다 재판부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 변호인을 선임하는 대기업이 재배당될 것을 뻔히 알면서 재판장의 매제에게 사건을 맡긴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판장과 관련 있는 변호인을 일부러 선임해 재판부를 바꾸도록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 변호사는 “사건 내용이 복잡해서 에스케이에서 오래 근무한 내가 선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건이 재배당될 것까지를 미리 계산해 일부러 시간을 끌려고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사건이 재배당되면서 처리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그 기간만큼 에스케이텔레콤은 문제의 광고를 계속 내보낼 수 있게 됐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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