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의 등기임원 평균 보수가 일반 직원 평균 급여의 7배 가량에 이르고, 최대 7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업체인 한국씨엑스오(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2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13년도 매출액 상위 1500대 상장기업 등기임원 보수의 적정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1500대 기업 소속 등기임원 5068명의 평균 보수는 3억1448만원이었다. 등기임원 보수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많았다.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의 등기임원 평균 보수는 8억2229만원이었다. 이는 매출 1천억 미만 중소기업의 1억9018만원에 비해 4.3배에 달한다. 매출 5천억~1조원 미만 기업은 3억5502만원, 1천억~5천억 원 미만 기업은 2억7942만원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65억8900만원으로 최대였다. 그 다음은 에스케이(50억2150만원), 에스케이이노베이션(47억2988만원), 현대백화점(33억7433만원), 에스케이씨앤씨(31억8033만원), 메리츠화재(27억9555만원), 삼성물산(25억3566만원), 삼성중공업(24억900만원), 오리온(23억9100만원), 에스케이씨(23억8133만원)의 순서였다. 에스케이는 등기임원 보수 상위 10대기업 중에서 4개, 삼성은 3개를 차지했다.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직원 1인당 평균 급여 4500만원의 7배가량이었다. 등기임원과 직원 간 격차가 30배를 넘는 기업은 19개사(1.3%)였고, 20배~30배 미만은 39개사(2.6%), 15배~20배 미만 기업은 51개사(3.4%)였다.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격차가 가장 큰 곳은 에스케이이노베이션으로 70.4배에 달했다. 그 다음은 오리온(68.7배), 삼성전자(65.9배), 현대백화점(63.5배), 에스케이(55.7배), 메리츠화재(55.5배), 이마트(54.9배), 코데즈컴바인(49.6배), 에스케이씨앤씨(47.2배), 에이블씨엔씨(45.5배) 등의 순서였다. 에스케이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격차 상위 10대 기업 중에서 3개를 차지했다.
등기임원의 보수 총액이 직원 평균 급여에 비해 가장 많은 곳은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은 등기임원 6명의 보수 총액이 129억4800만원으로, 직원 평균 보수 3478만원의 372배에 달했다. 오리온의 등기이사 보수총액 중에서 75.4%는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가 가져갔다.
1500대 기업 중에서 30곳은 연간 5억원 이상 보수 의무공개 대상이 아닌데도 등기임원의 개별보수를 스스로 공개했다. 또 5곳은 등기임원이 아닌 집행임원의 숫자와 보수총액을 별도 기재했다. 전경련 등이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공개에 대해 대외비 또는 영업비밀이라며 반대하는 것이 설득력을 지니지 못함을 보여준다. 오일선 소장은 “중장기적으로 임원 보수 공개 의무화는 금액에 상관 없이 등기임원 전체와 미등기임원 중 오너 일가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집행임원 보수도 일반 직원처럼 별도 기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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