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소득 400만원 초과 가구만 주택 보유 늘고, 이하는 줄어
한국인의 자가 보유율과 내집 마련 욕구가 점점 낮아져 주택 시장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또 임차 가구 가운데 월세 가구의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1인당 주거 면적은 33㎡(10평)를 넘어섰다.
22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자가 보유율은 2006년 61%에서 2008년 60.9%, 2010년 60.3%, 2012년 58.4%, 2014년 58%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번 조사는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2014년 7~9월 전국의 2만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적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1~4분위 저소득층의 자가 보유율은 2012년 52.9%에서 50%로, 5~8분위 중소득층은 56.8%에서 56.4%로 모두 줄었다. 9~10분위 고소득층만 72.8%에서 77.7%로 크게 늘어났다. 월 소득 400만원 초과 가구에서만 주택 보유가 늘고, 400만원 이하에서는 오히려 주택 보유가 줄어든 것이다.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사람도 2010년엔 83.7%에 이르렀으나, 2014년 79.1%로 줄었다. 특히 가장 젊은 세대인 34살 이하의 가구주들은 70.9%만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35~44살은 76.2%, 45~54살은 76.8%로 평균보다 낮았고, 55~64살은 83.0%, 65살 이상은 86.7%로 평균보다 높았다.
임차 가구 가운데 월세의 비중은 55.0%로 집계됐다. 공식 발표된 통계상으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이지만, 2012년에 이미 월세 비중은 50%를 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당시 발표 때 월세 비율은 49.9%였으나, 그 뒤 바뀐 전·월세 구분 기준에 따라 보정된 수치는 50.5%로 나타났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가 21일에 발표했던 2014년 임차 가구 중 월세 비율 41%는 보증금을 보호받기 위해 확정 일자를 신고한 월세의 비율이어서 실제 월세 비율인 55.0%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1인당 주거 면적은 사상 처음으로 10평을 넘긴 33.1㎡였다. 1인당 주거 면적은 2006년 26.2㎡(8평)에서 2008년 27.8㎡, 2010년 28.5㎡, 2012년 31.7㎡로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처음으로 33㎡를 넘어섰다.
1인당 주거 면적이 계속 느는 이유는 기존 주택의 유지와 새 주택의 공급으로 주택 재고가 늘어나고 있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가구 구성원 숫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구당 주거 면적은 2006년 67.3㎡에서 2014년 71.4㎡로 크게 늘지 않았으나, 가구 구성원 숫자는 2006년 3.0명에서 2014년 2.6명으로 줄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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