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4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창수(지에스그룹 회장) 회장을 재선임했다. 이로써 허 회장은 2011년 2월부터 4년간 전경련을 이끌어온데 이어 앞으로 2년간 세번째 임기를 맡게 됐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2년의 임기동안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가겠다”며 “국민과 기업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허 회장은 증세논의와 관련한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낮춰야지 올리면 되겠느냐”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의 허창수 3기 체제의 앞날은 밝지만은 않다는 게 안팎의 시선이다. 우선 전경련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회장단의 공석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할 정도로 위상이 떨어진 상태다.
전경련은 이날 종근당 이장한 회장을 회장단 멤버인 부회장에 새로 선임했다. 강덕수 전 에스티엑스 회장, 현재현 전 동양 회장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조차 제대로 충원하는데 실패한 셈이다. 다수의 그룹 회장들을 둘러싼 부회장 영입설이 돌았으나 당사자들의 고사로 모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회의도 참석률이 극도로 떨어져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 구본무 엘지 회장 등 상당수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장단회의에 장기불참 중이다. 요즘에는 회의 자체가 아예 비공개로 바뀌어 개회 여부조차 잘 모를 지경이 됐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기업의 이해만 대변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쇄신을 다짐하며 발전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으나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등 시대적 요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재계 안에서조차 전경련 ‘무용론’내지 ‘해체론’에 시달리고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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