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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블랙기업 방치하면 나라 장래가 없다”

등록 2015-02-22 19:51

2014년 블랙기업대상을 발표한 인터넷 누리집 모습.
2014년 블랙기업대상을 발표한 인터넷 누리집 모습.
일본 시민사회 근절 운동 활발
전문가들 모여 구제·지원, 여론환기
‘블랙기업 대상’ 선정 압력행사도
‘나는 블랙기업에 근무하고 있는데, 이젠 한계가 온 것 같아.’

2008년 6월 일본 신초사에서 출간한 책의 긴 제목이다. 인터넷 사이트 ‘2채널’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모아 편집한 이 책은 ‘노동자를 일회용품처럼 쓰고 버리는 블랙기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2009년에는 블랙기업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고, 2013년 ‘블랙기업’은 그해 최고의 유행어·신조어로 꼽혔다.

애초 ‘블랙기업’이란 용어는 2000년대 중반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어, 35살이면 더는 일하기도 어려워 정년을 맞는” 일본 정보기술(IT) 업종 노동자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노동자 쓰고 버리기는 점차 다른 업종에도 퍼져나갔다. 비영리법인 포제(POSSE) 등이 창설한 ‘블랙기업 대책 프로젝트’는 누리집에서 “블랙기업이란 말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급속도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며 “대학 신규 졸업자들을 채용해 쓰고 버리는 성장대기업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프로젝트는 2013년 9월11일 블랙기업에 희생되는 젊은이들이 없도록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상황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창설됐다. 이들은 “블랙기업의 만연은 일본 사회 전체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프로젝트는 피해자 구제·지원 활동과 함께 조사활동을 하고, 블랙기업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노동법 지식을 전파함으로써 추가 피해의 발생을 막기 위한 노력도 한다. 프로젝트에는 노동조합과 변호사, 노무사, 정신과 의사, 생활빈곤자 지원단체 등이 참가하고 있다.

작가와 변호사, 대학교수, 노동조합 간부 등으로 구성된 블랙기업대상 기획위원회는 2012년부터 대표적인 블랙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블랙기업에 사회적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9월에 시상식을 열어 대상에 야마다전기를 선정하는 등 11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도쿄도의회, 아키타서점, 외식 체인업체 다이쇼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2012년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사자인 도쿄전력, 2013년에는 선술집 체인 와타미푸드서비스에 대상을 주었다. 블랙기업 선정을 위한 인터넷 투표에는 2013년 3만여명이 참가했다.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일본 정부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은 2013년 8월 “젊은이가 쓰고 버려지는 문제를 방치하면 일본 재건 전략뿐 아니라, 나라의 장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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