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벌 총수 일가 배당액 상위 100명 가운데 40명은 3·4세들이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 3·4세들로 경영 승계가 진행되면서 고액 배당의 무게추도 서서히 이들에게도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25일 총수가 있는 상위 40개 그룹 소속 22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14 회계연도 배당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수 일가에게 배당을 결정한 곳은 23일 현재 22개 그룹 소속 96개사로, 모두 279명의 총수일가가 7268억원의 배당을 받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총수 일가의 1인당 평균 배당은 29억5천만원이었다.
재벌 총수 일가 중에서 최다 배당금 수령자는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 2013 회계연도에 이어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지분율 3.38%)에서 999억원, 삼성생명(지분 20.76%)에서 747억원 등 총 1758억원의 배당을 받게 됐다. 이는 2013 회계연도 배당금 1079억원에 비해 63% 가 늘어난 것이다. 다음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735억원),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330억원)의 순서였다.
시이오스코오는 총수 일가 배당액 상위 100명 가운데 40명은 3·4세들이라고 밝혔다. 배당이 가장 많은 재벌 3·4세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 314억원을 받게 됐다. 그 다음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16억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144억원),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엘지 상무(105억원)의 순서다.
재벌 3·4세 중에서 배당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으로 증가율이 79.5%에 달했다. 이 부회장은 0.57%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주당 배당금을 1만4300원에서 2만원으로 높이면서 배당금이 크게 늘어났다. 김남호 부장과 누나인 김주원씨도 배당금 증가율이 각각 53.3%와 45%로 2·3위를 차지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증가율 35.4%로 4위에 올랐다. 반면 최창원 에스케이케미칼 부회장은 배당금이 18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면서 최대 감소율(52,7%)을 기록했다. 박주근 씨이오스코어 대표는 “대기업집단의 경영 승계가 창업 2세대에서 3세 이하로 진행되면서 배당의 무게추도 3세 이하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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