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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저유가에 ‘중동 붐’ 주춤…30년 전 ‘악몽’ 되풀이되나

등록 2015-03-03 20:14수정 2015-03-04 11:42

박 대통령 세일즈 외교 펼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수주액 급감
이익률도 0%대까지 떨어져
1982년 ‘저유가→수주급감’ 재연
국내업체간 저가 출현 경쟁에
유럽도 공격적 경영 ‘설상가상’
박근혜 대통령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자”며 중동에서 순방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일었던 ‘중동 건설 붐’ 이후, 침체했던 해외건설은 200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1990년 68억달러에서 2013년 652억달러로 10배 가까이 급증했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건설 수주액도 같은 기간 2.4%에서 5%로 늘었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저유가와 국내업체간 저가 수주경쟁 심화로 중동 플랜트(정유시설 등 산업설비)건설은 최근 들어 수주규모와 수익성 양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저유가 충격으로 주요 건설업체들의 중동지역 수주계약액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3달러에서 50달러대로 떨어진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중동지역 수주계약액은 총 75억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210억달러)에 비해 64.3%나 줄었다. 올들어 지난 2월말까지만 따져보면 수주액이 23억달러로 1년 전 같은기간(129억달러)에 견줘 81.7%나 급감했다. 저유가 태풍으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마다 막대한 재정적 타격에 노출되면서 플랜트 발주가 멈추거나 철회·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1982년에 경험했던, 유가하락에 따른 중동수주 급감이 재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2011년 이후 국내 업체간 중동 플랜트건설 과잉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이 안좋은 프로젝트가 많았는데, 올해 거의 완공되면서 문제가 해소될 시점이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유가가 떨어지면서 업체마다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공사를 다 끝냈어도 기성금액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 건설플랜트는 계속 달려야 쓰러지지 않는 자전거처럼 일정한 수주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데, 저가로 수주한 프로젝트 문제가 해소되기도 전에 낮은 가격에라도 또 다시 수주에 나서야하는 딜레마에 처한 형국이다. 게다가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건설업체들이 유로존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유로화 가치하락을 발판으로 중동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이 더 격화되고 있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국내 6개 주요 건설업체의 해외건설부문 총 당기순이익은 2011년 2조4천억원으로 매출액대비 순이익률이 4.6%였다. 그러나 저유가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엔 이익률이 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건설협회 쪽은 “중동 정유플랜트 건설의 경우 과거 좋았던 때는 실행원가(공사수행완료에 드는 비용)에 간접경비까지 포함해도 발주금액의 93% 정도여서 이익률이 7%가량 됐다”며 “그러나 2011년께부터 수주해 지금 완공시점이 도래한 프로젝트들은 수익률이 0%대 혹은 마이너스 상태로 매우 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동이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지만 지역편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9년에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중동 비중은 72.7%에 달했다. 당시 벌어진 국내업체간 저가 수주 과잉경쟁이 2013년 해외건설 대규모 손실(6개 업체 총 -1조4천억원)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경제연구원 장우석 연구위원은 “중동 플랜트 비중이 불균형적으로 높은데, 이는 저유가 등 시장의 불확실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업체간 과잉경쟁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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