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 “저유가 영향”
소비 부진 겹쳐 올해도 차질 예상
소비 부진 겹쳐 올해도 차질 예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대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저유가 추세가 유류 소비 정체와 맞물려 올해도 세수 감소를 초래하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4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격월간 간행물 ‘경제동향 & 이슈’33호(유가하락의 경제적 파급 효과)에서 지난해 가을 가파르게 진행된 유가 하락으로 2014년 유류 관련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1364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가하락이 긍정적 효과를 내는 데엔 시차가 있는데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부진해 유류 소비량은 오히려 예년 수준보다 낮은 증가율을 나타낸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 석유제품의 국내 판매량은 휘발유 0.1%, 경유 1.2% 증가에 그쳤고, 엘피지부탄은 3.7%감소했다. 석유제품에 대해 ℓ당 부과하는 종량세 형태의 교통세와 이에 연동하는 교육세 등은 특성상 줄지 않았지만, 석유제품 가격에 따라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는 크게 줄었다. 결국 정부가 2013년에 유류와 관련해 걷은 국세 세수는 28조3290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8조1926억원으로 1364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유류 관련 세수는 2013년 기준으로 국세 수입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올해 저유가 흐름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하거나 하반기에 완만하게 상승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돼, 올해도 유류 관련 국세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가 지난해 8월 수준인 배럴당 105달러에서 최근 수준인 배럴당 55달러로 하락하면 관세·부가가치세 등 국세는 8.1% 감소하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려면 소비량이 8.8%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석유 소비량 증가율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평균 1.0%에 그쳤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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