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르면 이번주 가입 발표
지분율 50% 중국 독주 우려
“한국 5% 지분설…더 늘려야”
지분율 50% 중국 독주 우려
“한국 5% 지분설…더 늘려야”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앞으로 한국의 지분 확보 문제와 지배구조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은 이달 말까지 한국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립 회원국 참여 여부를 밝혀줄 것을 제안했고,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안에 가입 여부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 기구는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를 위해 중국이 제안한 국제금융기구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검토 중에 있다”고 원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가입’으로 가닥을 잡고 지분 문제 등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동안 외교적으로 미국의 강력한 견제가 가입에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국이 가입 의사를 밝혔고, 오스트레일리아와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우리 정부로서는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현재는 가입 여부가 쟁점이지만, 국가 사이에 실익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는 참여가 결정된 시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달 중 가입 방침을 발표하면 한국은 기존 양해각서(MOU) 체결국들이 꾸려 놓은 테이블에 합류해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협정문 관련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지분 배분과 총재 선임 등 핵심적 사안이 이 협상 테이블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유럽 등 국가들은 이 기구가 지나치게 중국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을 공식 선언했고, 인도와 파키스탄 등 21개국이 참여하겠다며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중국의 지분율은 50%, 인도가 약 19%로 이대로 가면 앞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국 독주 가능성이 크다. 다른 참가국들은 국내총생산(GDP)과 출자금 등을 조합한 비율로 참여 지분과 의결권을 부여받게 돼 있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얼마나 많은 나라가 동참할지에 따라 지분이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이 반드시 50% 지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은 “중국이 돈을 절반 냈다고 절반의 지분을 가져가게 하면 안 된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만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2013년 기준으로 일본 15.7%, 미국 15.6%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도 일본의 영향력이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 연구위원은 “애초 중국이 우리나라에 5% 지분을 준다고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걸로는 안 된다. 우리가 (출자금 등을) 더 낸다고 하고,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영향력 확보를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부총재 자리나 사무국 유치 등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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