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단독] 포스코와 산은 ‘이중특혜’…MB정부 실세개입 의혹 짙어져

등록 2015-03-25 01:32수정 2015-03-25 13:51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
성진지오텍 전정도 전 회장 의혹
산업은행이 성진지오텍의 전정도 전 회장에게 신주인수권을 헐값에 팔아 감사원으로부터 거래 지점장 징계 요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씨에 대한 특혜 의혹은 ‘포스코가 앞에서 끌어주고, 산업은행이 뒤에서 밀어준’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권력의 입김 아래 있는 포스코와 산업은행의 ‘이중 특혜’가 드러나면서, 전씨의 배후에 엠비(이명박) 정권의 실세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 포스코와 산업은행의 이중 특혜 포스코는 2010년 3월17일 전씨로부터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주당 1만6330원에 샀다. 전씨는 그 직전인 11일 산업은행에서 성진지오텍 주식 446만주를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주당 9620원에 아주 싸게 샀다. 포스코가 비슷한 시기에 미래에셋 사모펀드로부터 성진지오텍 주식을 인수한 가격인 주당 1만1100원과 비교해도, 전씨는 지분변동은 거의 없이 가만히 앉아서 300억원을 챙겼다.

포스코, 주식 고가 매입·경영권 보장
산은, 헐값 매각에 계약금도 돌려줘
‘경영난’ 전 전회장만 300억 챙겨

전 전회장 울산서 마당발로 통해

당시 성진지오텍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에 잘못 투자해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또 산업은행은 포스코와 전씨 간의 주식거래를 주선해, 곧 주가가 오를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가 주식을 인수하기 직전에 신주인수권을 헐값에 파는 비상식적 행동을 했다.

※ 클릭하시면 확대 됩니다.
포스코와 산업은행은 당시 박선숙 의원(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이에 관해 해명하며 성진지오텍에 대해 정반대 평가를 한 바 있다. 비싸게 산 포스코는 “기술과 납기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고 포스코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반면 싸게 판 산업은행은 “연속 적자, 매출액 급감, 높은 부채비율 등을 고려해 (싸게) 팔았다”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 포스코와 산업은행의 추가 특혜 산업은행은 2010년 3월11일 전씨에게 성진지오텍의 신주인수권을 229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전씨는 한달여 뒤인 4월22일 산업은행 쪽에 매입주체를 유영금속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유영금속은 전씨 가족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회사다.

산업은행은 이를 받아들여 4월26일 계약금 22억여원을 전씨에게 돌려주고, 대신 유영금속에서 계약금을 새로 받았다. 박선숙 전 의원 쪽은 “일반적으로 계약파기할 경우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는데, 산업은행이 계약금을 돌려준 것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유영금속과 새 계약을 맺으면서, 포스코의 경영권 인수 이후 주가상승분을 거래에 반영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성진지오텍 주가는 애초 산업은행과 전씨가 계약을 맺을 때는 1만원 선이었으나, 한달 보름 뒤 유영금속이 인수할 때는 1만2천원으로 20% 이상 올랐다.

포스코도 고가 주식 매입 외에 전씨에게 3년간 경영권을 보장하는 특혜를 줬다. 전씨는 포스코에 최대주주 자리를 넘기고도, 회장직을 유지했다. 전씨는 2011년 8월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에야 물러났다. 하지만 전씨는 2013년 성진지오텍이 경영난 끝에 포스코플랜텍과 합병된 뒤에도 포스코에 이어 2대주주 지위(지분 15.9%)를 유지하고 있다.

■ 권력실세는 누구? 시장에서는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포스코와 산업은행이 동시에 전씨에게 특혜를 베푼 것은 당시 권력실세의 힘이 작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 권력 실세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씨는 성진지오텍이 있는 울산지역의 정·재계 인사들 사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마당발로 통했다. 2008년 11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길에 전씨를 대신해 성진지오텍의 신아무개 사장이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했다. 당시 경제사절단은 경제단체장과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됐는데, 지방 중견기업으로는 성진지오텍이 유일해 정권과 가깝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