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IB 가입 결정 배경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문제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능력을 가늠할 최대의 시험대로 여겨져 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2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을 공식 선언한 것과 관련해, 발표 시기가 문제였을 뿐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참여 자체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떠나 남북관계 및 통일 이후 필요한 막대한 인프라 건설자금 등을 고려하더라도, 가입을 서둘러 창립회원국이 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을 의식한 미국의 견제가 최근 들어 명분을 잃을 것도 정부로선 큰 부담 없이 가입 선언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미국의 최고 우방국이라고 자부했던 영국의 가입 선언으로 이미 미국의 반대 명분이 크게 줄어든데다, 중국도 최근 들어 자국의 우월적 지위를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미국 정부가 “(AIIB 가입 여부는) 각 주권국이 판단할 문제”라며 “이 은행이 높은 국제기준을 도입하도록 압박함으로써 기존의 국제금융기구들을 보완하면 좋겠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평가가 많다.
박근혜 정부 외교역량 시험대
미-중 사이 ‘전략적 균형’ 유지 과제 영국 가입 뒤 미 압박 누그러지자
부담없이 실익 챙기기에 동참 가입과정서 유리한 조건 확보 등
세부적으로 해결할 일 많아 정부가 이날 가입을 선언하며 일단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한 듯 보이지만, 앞으로 가입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하는 등 세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다. 특히 외교적으로는 이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중 사이의 전략적 균형을 잃지 않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당장 이번 가입 선언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해소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청와대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사드 배치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당분간 전략적 모호성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은 국내에서 거의 이견이 없는 사안이 아니었느냐. 충분한 검토와 판단을 거쳐 결정한 것이고, 이 문제와 사드 배치 논의는 같이 묶여서 고려된 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외교 당국자도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결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사드 문제를 미-중 사이의 선택의 문제로 볼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이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문제처럼 국내의 총의가 모이는 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등 미-일 동맹이 잰걸음을 보일 경우 한국 정부가 모종의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 생각보다 일찍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미-중 사이 ‘전략적 균형’ 유지 과제 영국 가입 뒤 미 압박 누그러지자
부담없이 실익 챙기기에 동참 가입과정서 유리한 조건 확보 등
세부적으로 해결할 일 많아 정부가 이날 가입을 선언하며 일단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한 듯 보이지만, 앞으로 가입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하는 등 세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다. 특히 외교적으로는 이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중 사이의 전략적 균형을 잃지 않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당장 이번 가입 선언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해소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청와대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사드 배치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당분간 전략적 모호성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은 국내에서 거의 이견이 없는 사안이 아니었느냐. 충분한 검토와 판단을 거쳐 결정한 것이고, 이 문제와 사드 배치 논의는 같이 묶여서 고려된 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외교 당국자도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결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사드 문제를 미-중 사이의 선택의 문제로 볼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이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문제처럼 국내의 총의가 모이는 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등 미-일 동맹이 잰걸음을 보일 경우 한국 정부가 모종의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 생각보다 일찍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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