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소시엄, 티몬 인수절차 돌입
기업가치 8740억 평가 “계약 임박”
쿠팡, 지난해 12월 3300억 투자 유치
위메프도 몇차례 투자의향 받아
시장 팽창속 향후 수익성 주목
중국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 듯
기업가치 8740억 평가 “계약 임박”
쿠팡, 지난해 12월 3300억 투자 유치
위메프도 몇차례 투자의향 받아
시장 팽창속 향후 수익성 주목
중국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 듯
2010년 스타트업으로 설립돼 30대 젊은 기업인들이 이끄는 쿠팡·티켓몬스터 등 소셜코머스 업체를 외국자본이 잇따라 인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티켓몬스터는 설립 이래 경영권이 세 번이나 바뀔 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4일(현지시각)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주도한 컨소시엄이 티켓몬스터 인수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티켓몬스터 지분 59%를 미국 그루폰으로부터 인수한다는 것으로, 이 컨소시엄엔 티몬 설립자인 신현성(30)씨를 포함한 5명의 현 경영진(설립 동업자)이 포함돼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주 안에 계약이 체결될 만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컨소시엄은 티몬의 기업가치를 8억달러(약 8740억원)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설립 이후 1년 만인 2011년에 미국 소셜코머스 시장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지분이 100% 인수됐다. 이어 2013년엔 미국 1위 업체인 그루폰이 티몬 지분을 2억6천만달러(약 2840억원)에 다시 사들였다. 소셜코머스 시장 매출액 1위인 쿠팡도 지난해 12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약 3322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청년사업가 허민(39·원더홀딩스 이사회 의장)씨가 100% 지분을 가진 위메프(대표 박은상·34) 쪽은 “우리 기업에도 미국·중국계 자본이 몇 차례 투자 의향을 비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셜코머스 시장은 20·30대 젊은 기업인이 주도해왔다. 2010년 5월 티켓몬스터가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에 석 달의 시차를 두고 쿠팡·위메프가 잇따라 뛰어들었다. 쿠팡(대표 김범석·37)은 2010년 출범 때부터 미국의 투자회사 포워드벤처스엘엘시(LLC)의 한국지점(유한회사)으로 시작했다가 2013년 10월에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외국자본이 국내 소셜코머스 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엔 높은 수익성에 대한 전망과 함께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소셜코머스 시장은 3사의 치열한 각축 속에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쿠팡의 매출액은 2012년 845억원, 2013년 1464억원, 2014년 3485억원으로 증가했고, 위메프의 매출액도 2013년 785억원에서 지난해 1843억원으로 대폭 커졌다.
특히 온라인 구매가 ‘손안의 장터’ 모바일로 급속히 이동하자 소셜코머스 업체들은 모바일 기반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총 상품거래액에서 모바일 비중이 70%로 1조4천억원에 이른다. 쿠팡 쪽은 “예전의 소셜코머스 사업 모델은 ‘공동구매’였으나, 쿠팡은 모바일에 기반을 둔 미국 ‘아마존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매입에서 배송까지 모든 유통과정을 쿠팡이 직접 수행하는 모델로 진화하면서 외국자본들이 기업가치 향상에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성장성도 외국자본이 겨냥하는 대목이다. 국내 세 업체의 회원은 1600만~2500만명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역직구를 비롯해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가야 할 길로 보고 소셜코머스 3사 모두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 쪽도 “내부적으로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 소셜코머스 3사는 모두 설립 이래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일제히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 3485억원에 영업적자 1215억원을, 티켓몬스터는 매출 1574억원에 영업손실 246억원을 냈다. 이와 관련해 쿠팡 쪽은 “지난해 배송·물류부문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이 비용을 빼면 이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3사의 재무제표상 적자는 어느 정도 ‘의도된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누가 소셜코머스 시장 1등을 차지할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다 보니, 이달에 번 이익을 다음달에 물류 투자비용으로 퍼붓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자본들이 앞다퉈 인수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이런 시장 배경을 파악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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