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보증잔액 1조3천억
경남기업 5200억 가장 많아
경남기업 5200억 가장 많아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최근 5년 동안 여신이나 보증을 제공한 기업들 가운데 102곳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에 빌려준 돈과 보증잔액은 1조2993억원에 이르렀다.
6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수출입은행이 2011년 이후 여신 또는 보증을 준 기업 중 지금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102곳이다. 이들 회사는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법정관리 결정 당시 기준으로 수출입은행이 이들 기업에 빌려준 돈과 보증잔액은 1조2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출입은행은 102곳 가운데 13곳의 여신 358억원을 아예 상각처리했다. 회수가 불확실해 사실상 손실처리했다는 얘기다. 또 상환받을 가능성이 없어 출자전환한 여신은 17곳에 206억원이었다. 나머지 72곳의 여신 1조736억원은 아직 처리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경남기업으로 여신과 보증으로 제공한 금액이 5209억원에 이른다. 박원석 의원실은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재직 때인 2011년부터 2014년 2월까지 3년 동안 경남기업에 집행된 여신이 4902억원이다. 이 가운데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이후 집행된 돈이 2000억원으로 보증은 192만 유로(23억원가량)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실이 이날 낸 자료에는 지난해 사기대출 사실이 드러난 모뉴엘처럼 법정관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파산 절차로 넘어간 기업들이 빠져 있어 수출입은행의 실제 부실 여신은 1조2993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 얘기를 종합하면, 모뉴엘은 가짜 서류로 7년 동안 3조4000억원의 불법대출을 일으켰고 국책 금융기관과 세무당국·거래업체를 상대로 쓴 로비자금이 8억원을 넘었다. 모뉴엘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여신은 1135억원인데, 전액 상각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석 의원은 “성동조선 등 조선사 들에 대한 여신과 관련해서도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수은은 그때마다 출자전환만 하면 다 해결될 것처럼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수은은 내부 통제와 여신 사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