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민총소득 4.2% 늘어나
유가 떨어져 교역수지 개선등 영향
소비 부진탓 저축률 17년만에 최고
유가 떨어져 교역수지 개선등 영향
소비 부진탓 저축률 17년만에 최고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보다 4.2% 늘었다. 소비가 부진함에 따라 1분기 총저축률은 36.5%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치)’을 보면, 실질 국민총소득은 전분기에 견줘 4.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2분기 5.0% 이후 5년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2013년 2분기 2.2%를 기록한 이후 줄곧 1% 이하를 맴돌다가 2014년 4분기에 1.6%로 올라선 뒤 이번에 4%대로 증가폭이 커졌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질 국내총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간 실질소득은 빼고, 우리 국민이 국외에서 벌어들인 실질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명목 국민총소득은 391조원으로 지난 분기 377조5천억원에서 3.6%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372조원)보다는 5.2% 증가했다.
특히 수출 가격보다 수입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 이익’이 전기 대비 10조원이나 늘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번 돈에서 국내 외국인의 소득을 뺀 것)도 5조6천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견줘 2조2천억원이 늘었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교역수지가 크게 개선됐고,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의 경우 투자를 통한 이자·배당소득 등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389조5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조5천억원(3.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최종소비지출은 247조3천억원으로 1조7천억원 늘어나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증가폭이 5분의 1 수준이었다. 최종소비지출 증가율은 최근 여섯 분기 연속으로 1%를 밑돌고 있다. 총저축률(총저축/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전분기 대비 1.8%포인트 오른 36.5%로 나타났다. 1998년 3분기(37.2%)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쪽은 “저축률이 높아진 것은 소비에 대한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지난달 속보치로 발표된 전기 대비 0.8%와 같았다. 4분기째 ‘0%대 성장’을 보이고 있다. 명목 지디피와 실질 지디피를 비교해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디피 디플레이터’는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1.8%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만에 1%대를 회복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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