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케이텔레콤 인터내셔널 김병무 사장과 미국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 어스링크의 스카이 데이턴, 개리 베티(오른쪽부터) 사장이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SKT “미 ‘어스링크’와 4억달러 합작사 설립”
KTFT·KT도 국외 운영사업 투자확대 모색
중국 등 규제 심하고 GSM방식 많아 걸림돌 “한국은 좁다!” 국내 통신업계의 국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음성통화와 데이터 등 그동안 수익을 내왔던 각 부문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외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예전처럼 통화연결음이나 단순 솔루션을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직접 현지 이동통신 운영사업에 뛰어들거나 제휴를 맺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다. ■ 앞다퉈 외국으로 =에스케이텔레콤(SKT)은 27일 미국의 3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인 어스링크와 함께 2월 중에 ‘에스케이-어스링크’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는 각각 2억2천만 달러씩을 앞으로 3년 동안 투자하게 되며 오는 9월께부터 미국 전역에 음성과 데이터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진우 신규사업부문장은 “핵심타깃은 새로운 서비스를 원하는 젊은층과 어스링크가 보유하고 있는 프리미엄 고객층이 될 것”이라며, “2009년까지 3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24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1999년 7월 몽골의 통신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베트남 업체 지분투자 등 국외진출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몽골과 베트남에 이어 미국 모두 직접 운영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에 통화연결음 플랫폼 등의 단품을 수출하는 것은 위험이 적은 대신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지속적인 수익을 내는 운영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티에프(KTF)도 진출대상 지역을 저울질 하고 있다. 케이티에프 역시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정보기술업체인 ‘인포콤’과 함께 현지에 모두 220만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몽골과 러시아에서 주도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케이티(KT)도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운영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며, 새로운 진출국가를 찾고 있는 중이다. ■ 걸림돌을 넘어라 =그러나 국외진출의 걸림돌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지분투자를 통해 합작회사를 만들더라도 대주주가 되기는 어렵다. 통신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라 외국인에게 경영권을 주는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인에 대한 규제도 비교적 심한 편이다. 케이티(KT)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시장은 크지만, 통신업은 외국인에게 전혀 열려있지 않아 진출기회가 없다”며, “규제가 적고 외국인에게 대지분을 주는 국가가 진출에 가장 좋은 대상국”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의 경우, 개발도상국의 대부분이 지에스엠(GSM) 방식을 쓰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동남아 쪽은 아직 이동통신 보급률이 10% 안팎이어서 성장의 기회는 있지만, 지에스엠 방식을 서비스하는 현지의 지배적 사업자들과 경쟁해야 해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현지 시장의 규모는 계속 확대되는데 아직 뚜렷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민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경우, 몽골와 베트남에서 지난해 각각 990만 달러, 1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순익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키워지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초기 투자를 통해 시장의 규모를 키워놓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몇 년 이내에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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