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고리1호기를 원전 해체 학습의 장으로”

등록 2015-06-12 21:17수정 2015-06-12 21:58

서균렬 서울대 교수 인터뷰

월성 1호기가 최우선 폐로 대상
기술적 판단 뒤 국민적 합의 거쳐야
처분장 등 준비안돼 막막한 상황

국내 원전 해체기술 축적안돼
미국 등 외국기업 도움 받아야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핵공학과 교수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핵공학과 교수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에 반대해온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12일 “국내 원전 중 최우선 폐로 대상은 사실 월성 1호기다. (고리원전 1호기 폐로가 가능한지) 기술적 판단을 먼저 한 뒤 국민적 합의 절차도 거쳐야 했는데 생략됐다”며 정부의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권고 결정 과정에 의문을 표시했다.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권고 결정을 어떻게 보나?

“(고리 1호기를 더 이상 가동하기 어렵다는) 안전문제를 이유로 폐로 결정이 내려졌다면 좋은데 그게 아닐 수도 있는 것 같다. 만약에 비기술적인 이유로 결정이 이뤄졌다면 국가적으로도 국민한테도 큰 손실이다. 사용후 핵연료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처분장도 없는 상태에서 조금 막막하다고 볼 수 있다.”

-잘된 결정이라고 할 줄 알았다.

“잘됐다고도 할 수 있지만 충분히 준비가 된 상태에서 결정이 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여서 원전 해체 사업이 다른 나라 기업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게 아쉽다.”

-그럼 정부가 왜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보나?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결정일 수 있다. 원자력발전은 정치도 중요하다. 그러나 (안전문제 등) 기술적 판단이 앞서고 그다음 국민 앞에 설명한 뒤 합의를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중간 과정이 빠져 있다.”

-어떤 과정이 빠져 있다는 말인지?

“원전 하나가 죽고 사는 것은 국가적 결정인데, 월성 1호기는 우리가 우여곡절을 알지만 고리 1호기는 잘 모른다.”

-폐로는 어떻게 진행되나?

“폐로는 엄밀히 말하면 미국 외에는 경험이 없다. 빨라야 15년, 보통 20년 걸린다. 기획을 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연료를 빼내야 하고 제염이라는 씻어내기를 해야 하고, 자르고, 부수고, 어떤 것은 재활용하고, 어떤 것은 버려야 한다. 그런데 대형 폐기물인 이것들을 한꺼번에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 결국 임시로 둬야 하는데 그럼 보안이나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탓에 어떻게 보면 성급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 (폐로와 관련한) 기술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동안 폐로가 금기시되다 보니 기술 축적이 안 됐다. 결국 미국·독일·일본·프랑스 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7년까지는 계속 가동하는데 그사이 준비하면 안 되나?

“1~2년 사이에 기술 개발이 되는 게 아니다. 아무 시행착오 없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력투구해도 최소 5년 정도 걸릴 것이다.”

-안전한 폐로를 위해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것은?

“이제는 결정이 됐으니 잘 수습해야 한다. 외국의 좋은 회사를 끌어들여 고리 1호기를 해체 학습의 장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