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금리 향방
변동·고정금리 금리차이 커
고정금리 추이 지켜보고 갈아타길
외환 정기예금 연 1.65%서 1.4%로
일부은행 다음주부터 새 금리 적용
예금 연 1.3%, 적금 연 1.4% 전망
이자소득 생활자들 시름 깊어져
변동·고정금리 금리차이 커
고정금리 추이 지켜보고 갈아타길
외환 정기예금 연 1.65%서 1.4%로
일부은행 다음주부터 새 금리 적용
예금 연 1.3%, 적금 연 1.4% 전망
이자소득 생활자들 시름 깊어져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낮춤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를 나란히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적금 금리는 사실상 1%대 초반으로 내려앉을 전망이어서 이자소득에 의존해온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 시기를 언제로 하는 게 좋을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12일 일부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하루 만에 예금상품 금리를 내렸다. 외환은행은 ‘예스큰기쁨정기예금’(만기 1년) 금리를 연 1.65%에서 1.40%로 내렸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큰만족실세예금’(만기 1년) 금리를 연 1.55%에서 0.25%포인트가량 내리기로 했다. 새 금리는 조만간 적용하기로 했다. 에스시(SC)은행도 최대 연 1.95%를 적용했던 특판예금 금리를 1.90%로 내렸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조만간 내리기로 하고 시기와 인하 폭을 검토하고 있다. 보통 예·적금 금리는 각 은행이 시장금리를 반영해 내부 기준에 맞춰 그때그때 조정한다.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가 최저 연 1%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의 5월 말 기준 예·적금 금리를 보면 예금 금리는 1.55~1.88%, 적금 금리는 1.65~2.73%다. 기준금리 인하폭을 반영하면 예금은 1.30%, 적금은 1.40%까지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혼합형)인지에 따라 금리 변동 시기와 폭이 다르다. 변동금리는 매달 중순 은행연합회가 발표하는 코픽스(COFIX·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출되는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금리를, 고정금리는 채권(국고채·은행채 등) 금리와 연동해 결정하고 있다.
변동금리의 경우, 한은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다음달 코픽스 금리에 반영된다.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 추이를 보면, 3월 2.03%, 4월 1.91%, 5월 1.78%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대부분 코픽스 금리에 1%포인트를 더해 변동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5~3.8%다. 이 때문에 연 2%대 초반까지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은 현재 최저 2.56%로, 이미 안심전환대출(2.65%) 적용 금리보다 낮다.
매주 월요일 적용금리가 바뀌는 고정금리는 최근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두달 사이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마지막주 기준 연 2.78~4.17%였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5월 마지막주 연 3.25~4.64%로 0.47%포인트 올랐다. 케이비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0.30%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신규 가입자의 경우 일단 변동금리 상품에 가입한 뒤 고정금리 추이를 봐가며 갈아탈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전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금리차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 한은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유리하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최대 0.85%포인트 높다. 고객 입장에선 1억원 대출받으면 매년 85만원 차이가 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11일에도 채권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061% 오른 2.526%로 마감됐다. 12일에는 10년물 금리가 2.463%로 다시 하락했지만, 이날 주택저당증권(MBS)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등 단기 요인에 따라 금리가 하락한 것이고, 금리인하 기대로 인한 낙폭은 이미 지난달부터 먼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보면 지난달 초 1.969%까지 올랐던 것에서 금리인하 발표 전날인 10일 1.773%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한국은행에서 금리인하와 함께 가계부채 문제를 언급해 금리인하는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인식이 시장에 깔려 있는 가운데, 앞으로는 국내 변수보다는 16~17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여부, 외국 금리 동향이 채권시장에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정책도 채권 공급량을 늘릴 변수다.
김정필 김효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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