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5일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보강과 함께 청년고용, 수출부진, 소비여건, 가계부채 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경제 활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정부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 분야 개혁에 대해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 청년 많이 고용하면 세금혜택
정부가 가장 우선순위로 잡고 있는 문제는 청년고용이다. 청년실업이 올해 11.1%(2월 기준) 등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고, 고용률도 40%대 초반에서 정체돼 있다. 특히 내년부터 정년이 60살로 연장되면서 정부는 ‘청년 고용절벽’이 예상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을 많이 고용한 기업에 대해 세금을 깎아 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청년 노동자 수가 최근 3년 평균보다 더 많아졌다면, 늘어난 부분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겠다는 생각이다. 대기업까지 혜택을 줄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교사, 사회복지분야 일자리도 늘리기로 했다.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을 더 많이 받아들여 새 교사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청년채용을 위해 어린이집 보조나 대체교사를 늘리고, 인력이 부족한 지방병원 중심으로 간호사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청년인턴제도 중소기업만 지원하던 것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인턴 경험이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 달에 ‘청년 고용절벽’ 종합대책과 해외취업지원 대책을 발표한다.
■ 최저임금 올리고, 정규직 전환 세금혜택
올 1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2.3%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가계가 갈수록 씀씀이를 줄여가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리고, 최저임금 산정 기준 등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추가적인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기업이 직원들의 임금을 올릴 경우 세금을 깎아주는 근로소득증대세제를 도입했다. 저소득층 87만 가구에는 복지할인을 적용해 연간 전기료 460억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170여개 중증질환 치료 전반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유통단계별로 마진을 분석해 의약품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 새로운 수출시장 위해 무역금융 14조 확충
최근 수출이 부진한 것은 유가하락, 세계교역량 둔화 등 경기 요인과 주력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수출 시장과 품목을 찾는데 무역금융 14조원을 확충할 계획이다. 올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하면 인프라 투자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는 기업과 금융회사, 정부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대응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해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주식 과세가 국내주식보다 불리한 점을 정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해외주식을 매매하거나 평가차익 및 환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 4대 분야 구조개혁 성과 내겠다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은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년에 39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배분기준은 학교 수 비중을 낮추고, 학생 수 비중을 현행 31%에서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학생 수가 많은 곳에 예산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재원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누리과정(만 3~5살 보육지원)은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는 등 지방교육청 책임이라는 점을 못 박았다. 이런 방침에 지방교육청이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노동개혁도 마찰이 크다. 정부는 일정 나이에 이른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시간단축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사정 대타협이 무산된 속에서 세부 사항을 놓고 노사정 의견이 엇갈려 추진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세종/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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