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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세계 2위 의결권 자문회사 ‘글라스루이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 권고”

등록 2015-07-02 20:14수정 2015-07-02 21:15

“물산 투자자에 합병비율 불리”
부정적 자문보고서 발표
합병사 성장 전망도 회의적 평가
“철저하게 대안 검토하게 해야”
세계 1위 ISS 의견발표 앞둬 촉각
미국의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데 반대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의 반대 의견 표명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로 우리 국민연금과 자문 계약을 맺고 있는 아이에스에스(ISS)의 의견 발표를 코앞에 두고 나왔다.

글래스루이스는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주총에서 제일모직과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의결권 자문보고서를 지난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글래스루이스는 각국의 연기금을 포함해 1000여 곳의 기관투자자를 고객으로 갖고 있는 아이에스에스에 이은 세계 2위의 의결권 자문회사로, 외국계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판단에 영향력이 크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중대 문제가 없는 한 경영진의 (합병)제안에 반대를 권고하지 않고, (헤지펀드가 아닌) 장기투자자자들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인 뒤, “물산 투자자들은 이번 합병을 지지하거나 받아들일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또 “모직과 물산의 합병비율(1대 0.35)은 물산 투자자들에게 매우 불리하고, 반대로 모직 투자자들에게 과도하게 이득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합병은 삼성의 지배권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으로 넘기기 위한 수단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물산의 자사주 5.8%를 우호세력인 케이씨씨(KCC)에 매각하고, 최근 합병사의 배당확대와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자사주 매각은 엘리엇의 공격에 맞서기 위한 조처로서 투자자들의 이해와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확대 계획은 삼성과 독립적인 대다수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조처”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최근 삼성이 2020년까지 합병사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회사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위험성이 높다”고 회의적으로 봤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물산 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하고, 이사회로 하여금 더 철저하게 대안을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안으로는 회사의 고유 가치가 제대로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까지 지금처럼 독립된 기업으로 남아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엘리엇이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주총결의로도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개정안을 낸 데 대해서도 “엘리엇이 세부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 중인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외국 연기금과 펀드들 대부분은 아이에스에스나 글래스루이스와 계약을 맺고, 권고 방향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최근 글래스루이스가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아이에스에스에 못지않다”면서 “글래스루이스 보고서는 삼성물산 합병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에스에스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성격이 비슷한 에스케이와 에스케이씨앤씨의 합병에 대해 최근 찬성의견을 냈기 때문에 삼성 합병에 대해 글래스루이스와 같은 의견을 낼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삼성물산은 “글래스루이스의 의견은 상당 부분 엘리엇의 주장과 같으며, 이는 7월1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서 인정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엘리엇이 제기한 ‘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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