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 깨고 KT 등 손 들어줘
최종확정땐 25개 기업 180억 환급
롯데건설 등 9곳도 상고심 승소
최종확정땐 25개 기업 180억 환급
롯데건설 등 9곳도 상고심 승소
국세청이 2009년부터 거둔 종합부동산세 일부가 이중과세에 해당해 초과 징수한 세액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한국전력, 케이티(KT), 삼성테스코, 신한은행 등 25개 기업이 각 관할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부동산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국세청은 부동산 등 과세대상 재산보유자에게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지방세인 재산세를 부과하고, 모든 과세대상 부동산을 합산해 일정 기준금액(6억원)을 초과한 경우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 결국 6억원 이상 부동산에는 재산세와 종부세가 함께 부과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액이 많은 종부세를 부과하면서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만큼은 공제하도록 돼 있다.
원고인 기업들은 국세청이 2008년 개정된 종합부동산세법과 시행규칙에서 정해져 2009년부터 적용된 재산세액 공제 계산식에 따르면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국세청이 종부세에서 공제하는 재산세를 산정하면서, 과세기준을 넘어선 금액에 부과된 재산세에 시세의 60~100% 사이인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80%)을 곱한 금액만 공제해줬다는 것이다.
1심은 원고 쪽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은 국세청 부과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이 아닌 종부세 과세기준인 6억원을 넘어선 금액 그대로를 기준으로 재산세 공제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25개 기업은 국세청으로부터 종부세 180억여원을 되돌려받게 된다.
대법원은 이날 롯데건설 등 9개 기업이 관할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사건 상고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이들 9개 기업은 1·2심에서 모두 패소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확정될 경우 종합부동산세 51억원가량을 되돌려받게 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종부세를 낸 기업들이 잇따라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재산세가 과다하게 공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개정법령의 입법취지와 문언에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파기환송심에서 관련부처와 협의하여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적극 설명하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영지 김소연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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