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의 한 장면.
흥행몰이 ‘연평해전’ 구글 관심도 ‘0’ 보도하게 된 사연
‘90일 기준’ 결과값 잘못…구글에 문의했더니 “오류” 사과
결국 정교하게 분석하지 못한 기자도 잘못…“죄송합니다”
‘90일 기준’ 결과값 잘못…구글에 문의했더니 “오류” 사과
결국 정교하게 분석하지 못한 기자도 잘못…“죄송합니다”
얼마전 영화 <연평해전>이 꽤 높은 흥행 성적, ‘1000만 영화보다 더 뜨거운 SNS 반응’이라는 <조선일보>의 기사 내용과 달리 대중의 관심이 높지 않다는 온라인 기사를 작성한 임지선 기자입니다. 당시 저는 ‘구글 트렌드’ 결과를 근거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소수의견>, <극비수사>, <터미네이터>, <쥬라기 공원>을 비교해서 그래프를 그려봤습니다. <연평해전>은 자주 검색되지 않아 그래프에도 표시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준으로 삼은 기간은 ‘최근 3개월(90일)’ 이었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욕설이 가득한 이메일을 많이 받았습니다. 항의성 이메일 중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자신도 ‘구글 트렌드로 검색해봤는데 기간 설정을 달리하니 결과값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이메일이었습니다. 당장 기준이 되는 기간을 한 달(30일)과 일년으로 바꿔 검색해봤습니다. <연평해전>의 관심도는 ‘제로’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구글에 물었습니다. 외국과 소통하느라 하루가 걸렸습니다. 최종적으로 구글은 이런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사과문이었습니다.
“구글 검색트렌드는 때때로 검색량이 충분하지 않아 특정 기준(threshhold)에 도달하지 않는 데이터의 경우 트렌드 그래프에서 해당 아이템을 제거합니다. 이번 사례(90일 기준 트렌드 그래프)에서 검색 트렌드 알고리즘은 일간 혹은 주간 기준으로 봤을 때 더 일관성있는 검색량을 갖고 있는 아이템들과 비교해서 그렇지 않은 <연평해전>을 그래프에서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90일 기준 트렌드 그래프는 다른 기준일 그래프와 다른 결과를 보여드렸습니다. 이런 일관되지 못한 결과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금 이 부분은 수정 중에 있습니다.”
90일 기준의 트렌드 분석이 ‘주 단위’로 집계되다보니 일주일 내내 꾸준히 높은 검색량을 보이지 않으면 실제보다 폄하해서 결과값을 노출하게 됐다는 겁니다. 한달이나 일년 기준일 때는 ‘일 단위’ 이고요. 구글이 이번 <연평해전> 결과값을 보면서 다소 뒤늦게 ‘90일 기준’의 검색 알고리즘이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아예 해당 알고리즘을 바꾸겠다고 합니다.
설명이 길었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구글 트렌드’로 ‘최근 세 달’의 결과값만을 이용해 최근 상영중인 영화를 비교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정교하게 분석하지 못한 <연평해전> 검색어 관련 기사를 올리게 됐습니다. 기간을 바꿔보지 않은 제 잘못입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흥행도 잘되고 대중의 관심과 사랑도 큰 <연평해전>과 이를 비중있게 보도해온 <조선일보>에게도 미안합니다.
아래는 지난 12일 오후 2시께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해당 기사 본문입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현재 관심을 갖고 검색하고 있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데이터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 를 활용해 최근에 국내 개봉한 영화들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해보니, 예상과 달리 개봉작 <연평해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수치로 표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조선일보>가 연일 ‘<연평해전>, 트위터 글만 10만 건 넘는 등 에스엔에스(SNS)서 1000만 영화들보다 뜨겁다’(7월2일자 13면)고 보도하는 등 연일 이 영화 소개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SNS상에서 대중의 관심이 뜨거운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12일 현재 ‘구글 트렌드’에서 ‘연평해전’을 검색해보면 관심도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상영중인 <소수의견>, <터미네이터>, <극비수사>, <쥬라기 월드> 등과 함께 검색을 해 그 결과를 그래프로 만들어 보면 그래프 아래 쪽에 ‘<연평해전>은 자주 검색되지 않았으므로 차트에 표시되지 않습니다’라는 표시가 나타난다. 이는 지난 6월24일 개봉 뒤 4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흥행작’ <연평해전>이, 의외로 대중의 관심도가 아예 ‘제로(0)’에 가깝다는 점에서도 이상한(?) 결과다. 같은날 개봉했지만 <연평해전>보다 흥행 성적이 저조한 <소수의견>은 개봉 시점 이후부터 관심도가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영화 검색을 많이 하는 10일(금)을 기준으로 보면, 각 영화의 관심도는 <쥬라기 월드> 91, <터미네이터> 43, <극비수사> 22, <소수의견> 7 순이다. <연평해전>은 ‘0’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아래는 지난 12일 오후 2시께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해당 기사 본문입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현재 관심을 갖고 검색하고 있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데이터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 를 활용해 최근에 국내 개봉한 영화들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해보니, 예상과 달리 개봉작 <연평해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수치로 표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조선일보>가 연일 ‘<연평해전>, 트위터 글만 10만 건 넘는 등 에스엔에스(SNS)서 1000만 영화들보다 뜨겁다’(7월2일자 13면)고 보도하는 등 연일 이 영화 소개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SNS상에서 대중의 관심이 뜨거운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12일 현재 ‘구글 트렌드’에서 ‘연평해전’을 검색해보면 관심도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상영중인 <소수의견>, <터미네이터>, <극비수사>, <쥬라기 월드> 등과 함께 검색을 해 그 결과를 그래프로 만들어 보면 그래프 아래 쪽에 ‘<연평해전>은 자주 검색되지 않았으므로 차트에 표시되지 않습니다’라는 표시가 나타난다. 이는 지난 6월24일 개봉 뒤 4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흥행작’ <연평해전>이, 의외로 대중의 관심도가 아예 ‘제로(0)’에 가깝다는 점에서도 이상한(?) 결과다. 같은날 개봉했지만 <연평해전>보다 흥행 성적이 저조한 <소수의견>은 개봉 시점 이후부터 관심도가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영화 검색을 많이 하는 10일(금)을 기준으로 보면, 각 영화의 관심도는 <쥬라기 월드> 91, <터미네이터> 43, <극비수사> 22, <소수의견> 7 순이다. <연평해전>은 ‘0’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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