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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재경본부장 반년만에 전격 경질…현대엔지니어링 무슨 일이?

등록 2015-07-20 01:18수정 2015-07-20 01:23

현대엔지니어링. 자료사진
현대엔지니어링. 자료사진
김영태 전무 이례적 해임
임원 사퇴 거부 ‘분식회계’ 주장
사쪽 “결산 적법…융화 못해”
22일 이사회서 주총 소집 논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전격 경질되자, 이에 항의해 사내이사(등기임원) 사퇴를 거부하는 등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19일 현대차와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난 6월30일 현대엔지니어링은 김영태 재경본부장(전무)을 보직 해임했다.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을 거친 김 전무는 올해 1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2년인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새 업무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전격 경질된 것이다. 기업이 민감하게 여기는 재무 분야 최고 임원을 임기 시작 반년 만에 해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 사이에도 재경본부장 교체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김 전무는 회사와 퇴직금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직 해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사내이사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에는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 경영진에 “2014년말 결산에 중대한 오류(분식회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2014년과 2015년 상반기 재결산을 실시하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2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이사 해임과 선임, 이에 따른 임시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상법 제385조 제1항을 보면, 주주총회 결의로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다만, 임기 만료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이 결정된 경우 해당 이사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 재경본부장은 조직과의 융화에 어려움을 겪는 등 경영상의 이유로 인사 조처가 결정된 것”이라며 “지난해 결산은 감리 기관의 승인 아래 적법하게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 후임으로는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긴 이상국 전 현대하이스코 전무가 거론되고 있다. 이 전무는 2014년 9월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대표이사직도 수행해왔다.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 부문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가 올해 4월 내놓은 투자설명서를 보면 2014년 매출은 5조6891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도 4084억원에 이르렀다. 주요 주주(2015년 3월 기준)는 지분 38.62%를 보유한 모회사 현대건설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11.72%),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자동차(9.35%), 현대모비스(9.35%),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4.68%) 등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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