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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오랜 우정…하늘이 맺어준 인연…더 다가가야”

등록 2005-10-10 15:02수정 2005-10-10 18:20

현정은 현대 회장, 두번째 사내메일로 북에 메시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오전 현대아산 사내메일로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형식은 “사랑하는 현대아산 가족여러분께” 쓰는 편지이지만, 내용은 정부와 북쪽 당국에 던지는 자신의 의지이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과 북한과의 관계를 “오랜 우정을 나눈 친구이며…, 이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모습을 인정할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인사파문에 따른 북쪽 당국과 갈등을, 끝까지 자신의 뜻대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 회장은 김윤규 전 부회장에 대한 퇴출조처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얼마전 우리는 남에게 알릴 수 없었던 몸 내부의 종기를 제거하는 커다란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지 않는다면 그것이 커져서 나중에 팔다리를 잘라내야 하는 불구의 몸이 되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종기’는 김 전 부회장이다.

현 회장은 “마취에서 깨어나 몸의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오랜 친구는 우리의 모습이 변했다고 다가오기를 거부한다. 더욱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하기위해서 어려운 결심을 한 것인데 우리의 옛 모습에 익숙한 친구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며 북 당국의 대응에 섭섭함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북과의) 인연을 지키기 위해서 정몽헌 회장님께서 돌아가셨고, 한때 기업은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는 점을 상기하고,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았고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면서 북쪽에 관계복원을 강하게 요구했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의 달라진 모습을 북쪽에서 인정할 때까지 기다릴 것을 천명하며 현대아산 직원들에게는 “그들이 우리를 어색케 한다고, 다가오기를 거부한다고 우리 역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진정어린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그동안의 구태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조직개편을 통하여 빠르게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투명하고 정직한 사업수행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정은 회장은 김윤규 전 부회장 개인비리에 대한 그룹 내부감사보고서의 부실로 정부로부터 눈총이 따가운데다 북쪽은 남북경협사업에 현대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러가지로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날 편지는 그룹 경영진과 상의없이 현 회장이 주말에 집에서 직접 쓴 것이라고 현대그룹 관계자가 전했다. 현 회장은 지난달 12일에도 주말에 자신이 쓴 글을 월요일 그룹 홈페이지에 올렸었다. 두번째 편지를 읽어본 현대아산 한 직원은 “여기서 한발 물러서면 그룹 총수로서 위상을 잃게 될 것이라는 현 회장의 위기감이 엿보인다”고 짧게 논평했다. <한겨레> 경제부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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