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1688억원…보통주 1주당 2만3천원
현대차그룹 계열사·오너일가 1490억 챙겨
현대차그룹 계열사·오너일가 1490억 챙겨
현대자동차그룹 비상장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를 흡수 합병해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절반이 넘는 1688억원가량의 현금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약 20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지난해 4월 합병 이후 중간배당(1만1천원)과 연말배당(1만2천원) 등 두 번에 걸쳐 보통주 1주당 2만3천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은 53.07%에 이르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전인 2013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2012년에도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하는 데 그쳤다. 모회사인 현대건설도 지난해 1주당 5천원의 현금배당을 했는데, 배당금 총액이 557억3200만원으로 배당성향은 13.3%에 머물렀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에 흡수 합병된 현대엠코는 배당성향이 2011년 51.4%, 2012년 29.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배당한 1688억원 가운데 약 1490억원은 전체 지분 가운데 약 85%를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최대 주주는 지분 38.62%를 보유한 현대건설이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11.72%),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자동차(9.35%), 현대모비스(9.35%),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4.68%) 등이 주요 주주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 간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 인물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었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2002년 설립한 회사로 합병 당시 정 부회장은 현대엠코 최대 주주(25.06%)였다. 현대엠코 지분 24.96%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도 31.88% 갖고 있었다. 이런 까닭에 새로 출범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추진하거나 현대건설과 합병하는 등 몸집을 키워 그룹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6월 한때 장외 시장 주가가 13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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